숲길을 달린다 [ 2011 · 8 · 5 · 금요일 · 날씨 · 무덥고 맑음 ]
지리한 장마가 계속되더니 오늘은 왠일?
아침부터 하늘이 파랗다. 출근하면서부터 라이딩할 계획을 세운다.
조금 일찍 사무실을 나와서 옷을 갈아입고 숲으로 든다.
마법의 숲으로...
8월 라이딩 계획지.
1. 홍천 며느리고개 ~ 수타사
2. 정선 만항재 함백산
3. 부안 변산반도 일주
▲ 숲이 황폐화될 때 정신적으로 물질적으로 척박해질 수 있지만, 숲이 제 기능을 다할 때 우리의 삶은 숲처럼 풍요로워질 수 있다 ⓒ 2011 한국의산천
나는 나의 뒷모습을 보며 항상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한다.
자식 앞에서는 언제나 당당하셨던 아버지이지만 돌아서서 가시는 아버지의 축쳐진 두 어깨에 실린 삶의 무게를 알게 된것은 내가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고 아이들을 키워보니 당신의 어깨의 실린 삶의 무게를 알았습니다.
마괘자에 두루마기를 입으시고 휘적 휘적 걸으시던 그 모습은 어디로 사라지고 축쳐진 어깨가 어느덧 내 눈시울을 적시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 후 영면하셨습니다
▲ 난 자식앞에서 어깨가 쳐진 약한 모습 보이지 않으려면 자전거를 타고 돌아서서 가야겐네~ ⓒ 2011 한국의산천
소설 가시고기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아버지의 자식사랑은 엄마사랑 못지않다. 단지 말씀과 표현을 안할 다름이었지. 빙그레 웃으시는 웃음이 당신의 만족 표현이었습니다
▲ 너른 대지에 당당하게 깊은 뿌리를 내리고 우람하게 서있는 노거수가 아름답다 ⓒ 2011 한국의산천
자연속으로 달렸다
마지막 나무가 베어 넘어진 후에야,
마지막 강이 더렵혀진 후에야,
마지막 물고기가 잡힌 뒤에야,
당신들은 알게 될 것이다.
돈을 먹고 살 수는 없다는 것을 - 인디언 크리족의 예언中에서
숲
숲을 조용히.... 낮은 음성으로 옆사람에게 귓속말로 말하듯 발음해 보세요
수읍하면서~~ 바람소리가 날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숲에서 시원하고 신선한 바람이 불어 옵니다.
내가 어릴 적에 다니던 학교 뒤에는 맑은 시냇물이 흐르는 개울이 있었다 그리고 남쪽으로는 야트막한 산이 있었으며 우리는 그 산을 경찰전문학교 뒷산이라고 불렀다
그 산에 화창한 봄날이면 바람에 흩날리던 아카시아 꽃, 햇빛을 받아 잔물결처럼 눈부시게 빛나던 은사시나무 잎의 은빛물결은 지금도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 내 자징구의 애칭은 "바람의 자유" 이다 ⓒ 2011 한국의산천
시간당 평속 (제가 산출한 속도입니다)
사 람 : 3 ~ 4km /h ( 군대에서 완전 군장을 메고 하루 10시간에 30km를 걷습니다)
자전거 : 20~25km /h ( 장거리 라이딩에서는 평속 20km 이상이 나오려면 정말 정말 힘들게 패달링을 해야합니다)
자동차 : 80~100km/h ( 자동차로 장거리에서 80km 이상 속도를 내면 기름이 많이 들어 갑니다)
자전거. 참 좋은 친구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는 적당한 속도을 가지고 사람이 걸어 갈수있는 길은 어디던 갈 수있다.
그렇기에 자전거를 타면 어디던지 훌훌 떠날수있는 자유를 느끼게 된다.
그래서 내 자전거의 애칭은 "바람의 자유 ( Freedom Of Wind / Liberty of Wind) "이다
숲속에 들면 눈이 시원해지고 가슴이 편안해지고 온몸에 생기가 돌게된다. 그러면서 말할 수없는 행복감이 느껴진다. 이제 우리는, 더 늦기 전에 숲의 중요성과 고마움을 인식하고 숲을 사랑하고 가꾸는 데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쏟아야 한다. 나와 우리와 후손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
숲이란 무엇인가?
숲이란 나무가 무성하게 들어찬 곳이라고 한글 사전에서 풀이하고 있다. 숲에는 나무만 있는 것 처럼 생각되는 수도 있으나 많은 풀과 여러 가지 동물들도 함께 살고 있기에 평화스럽고 안락한 곳이며 생명의 활기가 넘치는 곳이다. 그러므로 숲은 가장 아름답고 생산적인 자연의 모습입니다.
나무
- 정호승
사람들은 한 해를 하루처럼 살지만
나무는 하루를 한 해처럼 삽니다
사람들은 나무에 기대어 자주 울지만
나무는 사람에게 기대어 울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나무를 베어버리지만
나무는 사람들을 아름답게 합니다
느티나무
- 김필연
해 아래 눈 부신 너, 느티나무여
네게서 더 찬란한 해를 보노라
달아래 수려한 너, 느티나무여
네게서 더 사랑스런 별을 세노라
봄이라 움 트는 잎새 연초록물 흐르고
여름이라 맑은 밤 은하에 별이 진다
가을 물든 저녁놀 단풍되어 떨어지면
첫 눈 같은 설렘이 겨울되어 다가서면
아아 기억 속에 새 한 마리 내래 벋어 가노라
흔들리며 피는 꽃
-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 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숲
- 김시림
잠자리 날개 무늬로 영글어 가는 숲에서
나는 그 중 나무의 가지가 된다
미풍은 사루비아의 붉은 입술을 열고
단풍나무 아래 다소곳이 고개를 떨군
제비꽃 씨방을 들여보다가 누군가의 깊은
눈동자가 깃들었던, 어딘가에 아직 과즙이
묻어 있을지도 모를 내 몸내음을 맡는다
한 때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리던 태양,
멈출 길 없는 뜨거운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영화롭게 빛나던 아파리와 열매들 이제는
밑동으로 돌아가 부스러기가 될 채비를 한다
헤어진다는 것은 언제나 목마름을 동반하는 것
손잡았던 세포와 세포들이 서로를 바라보며
망부석이 되어 간다
느티나무
- 김동곤
바람불면 바람 막아주고
비가 오면 비를 막아주며
오백 년을 비럭질 하드니
이젠 지주(地主) 행세를 하는구나
지나가는 행인도 부르고
들일에 지친 농부도 불러서
쉬어주고 재워주고
옛날 이야기도 해주면서
아비노릇 어미노릇 톡톡히 하는구나
그래라
이젠 네 뜻대로 보호수가
되었으니
아예 네가 이 땅의 주인이다
우리는 너를 지켜보는 나그네일 뿐
이 땅의 주인은 바로 너란다
▲ 800년된 노거수. 장수동 은행나무 ⓒ 2011 한국의산천
늙고 큰 나무 노거수(老巨樹). 어릴적에도 마을 어귀에 서있는 아름드리 노거수. 나는 이 은행나무의 나뭇잎이 노랗게 물들어야 가을이 왔음을 느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