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잘못 만나 고생하는 카메라
북한산 만경대 릿지에서 [2008 · 7 · 27 (일요일 날씨 가랑비) 한국의산천]
카메라를 너무 아끼다 보면 촬영다운 촬영을 못하게 된다. 그러나 카메라가 망가지면 촬영 시도 조차 할 수 없다. 카메라의 중용을 지키기란 어렵다.
카메라는 한장의 사진을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한장, 정말 생애의 처음이자 마지막인 작품다운 단 하나...
단 한장의 사진 그것을 위해 나는 지금 무던히도 연습 촬영을 하고 있다. 영원한 견습생.
제 카메라는 온통 상처투성이 입니다. 그래도 저는 이 카메라를 사랑합니다
암벽등반 할때도 내 몸보다 먼저 앞서 바위에 닿아 드르륵 거리며 내 몸과 함께 바위를 스치고 산에 오른다.
카메라와 그에 따른 사진은 흐르는 時間을 멈추어주는 신기한 기계이다. 그렇기에 순간 순간의 시간을 포착하기위해서는 손에 가까이 있어야 한다. 나는 카메라를 항상 가슴에 차고 등반을 한다. 순간의 시간을 멈추기 위해서...
▲ 순간 포착을 위해 항상 촬영할 수 있도록 부착을 하고 등반을 한다 ⓒ 2008 한국의산천
빠른 촬영을 위해 카메라 가방과 렌즈 캡(28~90mm렌즈) 또한 벗겨 놓고 등반을 한다. 플라스틱 후드만이 렌즈를 보호 할 뿐이다.
▲ 바위와 가장 가까이 속삭이며 살아가는 내 카메라 ⓒ 2008 한국의산천
▲ 등반시 내 몸보다 먼저 바위에 닿은 것은 카메라 이다. 어쩔수없는 일이다 ⓒ 2008 한국의산천
피사체를 어느 지점에서 포착·촬영하는냐에 따라 사진의 구도가 달라지기에 원하는 위치에서 언제든지 촬영 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야 한다. 비가 내리면 장에서 콩나물 담아주는 그냥 검정비닐 봉투를 카메라에 씌웁니다. 완벽한 방수가 됩니다.
저 배낭속에는 무엇이 들었을까?
등반 장비 대부분은 가슴과 허리에 메달았지만 몇가지 장비와 뚜껑을 열면 차가운 김이 모락 모락 피어나는 소포트아이스박스에 캔맥주 6개 ,아이스팩 2개. 윈드재킷, 우비, 간식, 물 2리터,구급약품� 등등 기타 등반장비가 들어 있습니다. 알콜종류와 물이 많아서 조금 무거웠습니다
▲ 제가 오를 때는 후등자가 저를 촬영하고, 제가 다 오르면 저는 후등자를 촬영합니다 ⓒ 2008 한국의산천
한발 재겨 디딜 수 없는 직벽의 좁은 장소에 매달려 배낭을 벗고 카메라를 꺼내어 촬영하기가 힘들다. 그렇기에 어쩔수없이 가슴에 차고 등반을 합니다
▲ 등반 중에 틈나는대로 팀원과 풍경을 카메라에 담는다 ⓒ 2008 한국의산천
비상용 서브카메라로는 케논 익서스 860IS를 가지고 다니지만 배낭에 넣고 잘 사용하지 않는다. 이 카메라에 문제가 생기면 그때 사용한다.
▲ 내 카메라는 속다르고 겉다르다. ⓒ 2008 한국의산천
제 카메라 겉은 많은 상처를 입었지만 속은 아주 만족스러운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등반중에 바위에서 겁을 먹으면 상체를 바위에 붙이게 된다. 그렇게 되면 자세가 흐트러지며 발이 미끄러지기 쉽다.
카메라를 가슴에 차고 등반을 하다보면 상체가 바위에서 저절로 떨어지기에 어쩔수없이 완벽한(?) 등반자세가 되어 발의 밀착력이 좋아진다.
▲ 카메라와 등산장비는 같은 식구다. ⓒ 2008 한국의산천
등반을 하다보면 카메라와 등반장비가 자기들끼리 친해져서 서로 부딪히고 달그락 거리며 장난을 친다. 사람이나 장비나 서로 얼굴을 맞대고 부딪히다 보면 정이 드나보다. 등반장비와 카메라는 정다운 친구임을 부인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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