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벽 리지 [답사,촬영. 한국의산천 ]
리지등반에서는 꼭 자일을 사용하여 선등자와 후등자 확보를 권합니다.
숨은벽 암릉 ( 사기막 국사당 - 밤골매표소 - 숨은벽능선 - 768.5m봉 )
백운대에 올라서서 인수봉쪽을 바라보노라면 중간에 작은 봉우리가 하나 더 있다. 이 768.5m봉에서 북서쪽으로 거대한 성곽처럼 생겼으며 좁고 경사가 급하게 뻗은 바위능선을 숨은벽 능선이라고 한다.
백운대와 인수봉 사이에 숨어 있는 암벽이라 하여 숨은벽이라고 부르며, 그 위의 암릉도 자연스레 숨은벽 암릉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예전에는 숨은벽 등반을 마친 암벽꾼들이나 오르던 이 암릉은 요즈음은 암릉종주꾼들이 적잖게 애용하는 대상지가 되었다.
▲ 토요일 밤. 매표소 앞 주차장에서 타프를 치고 비박 ⓒ2006 한국의산천
▲ 왼쪽으로 부터 인수봉, 숨은벽리지, 백운대, 원효봉. ⓒ2006 한국의산천
인수봉 북서릉인 설교벽 암릉과 백운대 서릉인 염초봉 능선이 거대한 방벽을 치듯 하며 이룬 공간 한가운데로, 마치허공을 가로질러 걸쳐둔 구름다리 같은 느낌을 준다. 가벼운 말 한 마디도 이 암릉에서는 멋진 울림을 갖는다. 이런 공간미가 숨은벽 암릉의 매력이다. 암릉 자체도 짭짤하고 재미있어 근래엔 종주객들의 발길이 잦다.
숨은벽 암릉 접근 기점은 꼬리부분인 서쪽 고양시 효자동의 사기막 밤골이다. 전철 3호선 구파발역에서 하차, 156번 버스나 34번 송추행 버스를 타고 가다가 사기막동 밤골 입구에서 내린다. 길을 주욱 따라 올라가면 밤골 매표소가 나온다.
▲ 밤골 매표소 ⓒ2006 한국의산천
이 매표소를 지나 오른쪽 길로 가면 계곡을 따라 등산로가 이어진다.
ⓒ2006 한국의산천
폭포를 지나 넓은 담을 이룬 곳에서 백운대 푯말이 있으며 이곳에서 왼쪽으로 산사면으로 난 길을 따라 가면 주능선 위의 550m봉 위에 올라서게 된다. 둥근 바위 옆으로는 널짝한 암반인 이곳에서 바라보는 숨은벽과 그 양쪽 인수봉, 백운대의 암릉이 길게 내리뻗은 능선이 기막히게 멋진 곳이다.
▲ 오른쪽의 백운대와 왼쪽의 인수봉 사이에 숨은벽 암릉 ⓒ2006 한국의산천
둥그스름하고 긴 숨은벽 암릉을 향해 능선을 따라 걸어가면 입산통제 팻말이 서 있다. 이 팻말을 지나 고래등 같은 암부로 올라서며 본격적인 암릉이 시작된다.
ⓒ2006 한국의산천
ⓒ2006 한국의산천
ⓒ2006 한국의산천
ⓒ2006 한국의산천
550m봉 정상 직전에서 만나는 슬랩은 머리위정도에 손을 벋어 잡을수 있는 볼트에 슬링이 걸려있다. 올라서기가 까다로와 밑에서 받쳐주어야 한다. 이 슬랩은 왼쪽 아래로 돌아갈 수 있다.
이 슬랩을 돌아서 다시 능선 위로 오르면 쉬기가 좋은 한편 숨은벽 능선이 한눈에 바라뵈는 평평한 암반지대가 나온다)을 지나 암부 끝에 서면 50m의 긴 슬랩(숨은벽에서 가장 긴 피치인 50m 슬랩)이 내려다 보인다.
▲ 숨은벽 리지 대슬랩 ⓒ2006 한국의산천
대슬랩 출발지에는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 2명이 나와 있으며 최소한의 장비(자일,안전밸트)가 없는 등반객은 등반을 금지시키고 있다.
장비가 준비 안된 팀은 이곳 대슬랩 아래 짤록한 안부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서 계곡을 타고 백운대로 오를 수 있다.
▲ 50m 대슬랩 ⓒ2006 한국의산천
국립공원 관리공단의 장비검사가 있기에 잠시 대화를 나눴다. (하얀 핼맷: 한국의산천) 최소한의 기본장비(자일 , 안전밸트)가 없는 팀은 등반을 금지 시킨다.
▲ 장비 점검을 마치고 나는 선등을 나가며 출~발을 외쳤다. ⓒ2006 한국의산천
▲ 슬랩은 약 50m ⓒ2006 한국의산천
중간에 각각 볼트가 두군데 박혀 있으며 50m 자일이면 등반이 가능하다. 중간에 확보용 볼트가 두 군데 설치되어있다.
▲ 상단쪽에는 경사가 심해지므로 주의를 요한다. ⓒ2006 한국의산천
대슬랩 중간에 있는 링 볼트에 자일을 통과 시켰기에 설령 미끄러진다해도 안전한 상태이다.
▲ 슬랩 제일 상단 돌출한 암각에는 확보용 와이어가 설치되어있다. ⓒ2006 한국의산천
대슬랩 상단에서 내 확보를 한 후 후등자 확보에 들어갔다.
▲ 후등자 출발 ⓒ2006 한국의산천
계속해서 활처럼 휜 쌍크랙 구간 진입
50m 슬랩을 지나면 20m 길이의 슬랩과 크랙 루트가 나란히 뻗은 구간이 나온다.
▲ 쌍크랙 출발지점 ⓒ2006 한국의산천
쌍크랙 출발지점은 두손을 모아잡고 올라야 하나 그 위로 벙어리 크랙이라 밸런스를 잘 잡고 일어서야 한다.
▲ 쌍크랙쪽으로 올라도 되고 왼쪽의 슬랩으로 올라도 된다. ⓒ2006 한국의산천
▲ 상단으로 갈수록 바위 경사가 더 심해지므로 주의요망. ⓒ2006 한국의산천
ⓒ2006 한국의산천
이곳은 한가운데의 오목한 부분, 오른쪽의 둥근 크랙 두 군데로 오를 수 있으며 노련한 이들은 왼쪽의 둥근 부분을 따라 슬랩등반으로 오르기도 한다. 맨위쪽의 반(半)침니 등반이 힘들다. 때문에 왼쪽으로 주욱 뻗은 크랙을 따라 살살 걸어 넘어가기도 한다.
▲ 쌍크랙 상단부 ⓒ2006 한국의산천
▲ 간단한 과일과 행동식으로 점심.ⓒ2006 한국의산천
잠시 휴식을 마치고 계속해서 일명 고래등 바위 등반
이곳 다음의 30m 슬랩이 숨은벽 암릉에서 최난관지대다. 양쪽이 급경사인 둥그스름한 암릉이다. 출발지점 5m 위의 소잔등 같은 곳을 왼발로 딛고 올라서야 하는데, 특히 이 지점에서 실수가 잦다
▲ 고래등 바위 ⓒ2006 한국의산천
▲ 중간에 확보용 볼트가 있었으나 지금은 없기에 끝까지 주의를 요한다.ⓒ2006 한국의산천
ⓒ2006 한국의산천
또한 슬랩 맨 윗부분에서 가로로 난 크랙의 아래쪽 바위턱을 디디며 건너가 테라스로 올라서야 하는데, 아래쪽으로 공포감이 대단하고 발디딤도 신통치 않으므로 위험천만이다. 그러므로 경험자라 하더라도 위아래에서 자일 확보 후 안전벨트에 통과하는 방식으로라도 만약을 대비하는 것이 최선의 정석 등반이다.
▲ 고래등 바위 상단에서 후등자 확보 ⓒ2006 한국의산천
이 슬랩 상단부에는 든든한 볼트가 박혀 있었는데, 공단이 휴식년제로 지정하며 누군가가 뽑아 버렸다. 그러므로 위에까지 안전하게 올라야 한다.
바위 위 테라스에서 그 다음 지점으로 내려서기도 만만치 않다. 턱을 잡고 두 손으로 매달린 다음 발을 뻗으며 아래의 돌출한 바위 위로 내려서는 것이 요령이다. 이후는 길이 5m의 크랙이 기다리고 있다. 왼쪽으로 조금 기울어진 이 크랙은 초보자에겐 어려우므로 왼쪽의 암릉 모서리를 타고 넘는 것이 좋다. 크랙 위의 암봉에 올랐다가 그 바로 아래의 안부로 이어지는 약 3m 슬랩은 보기에 이미 매우 위험하다. 만만히 보고 내리닫다가 안부로 내려서지 못하고 오른쪽 절벽으로 추락한 사고가 여러 건 있었다. 그러므로 초보자는 위에서 반드시 확보를 보아주어야 한다.
ⓒ2006 한국의산천
안부로 내려선 뒤 왼쪽으로 돌아 잡목지대를 지나면 인수봉과 백운대 사이 봉우리인 768.5m봉이다. 이 봉을 넘자마자 오른쪽의 좁은 안부로 내려선 다음 백운대 동면벽 아래를 따라 주욱 가로질러 가면 위문이다. 이 위문에서 곧바로 만경대 암릉등반을 이어갈 수 있다. 혹은 동쪽 아래 백운산장 - 우이동, 아니면 그 반대쪽 산성 서문으로 내려갈 수 있다. 768.5m봉에 이어 곧장 백운대 정상으로 등반해 올라가기도 한다. 다만 중간에 까다로운 지점을 통과해야 한다. 768.5m봉 아래의 좁은 안부에서 숨은벽쪽(서쪽)으로 나서자마자 왼쪽의 바위굴(호랑이굴)을 지난 후 자그마한 암봉 동쪽사면을 가로질러 백운대 정상으로 오를 수 있는데, 호랑이굴을 지난 다음 보이는 크랙과 가로지르기를 해야 하는 곳이 까다롭다.
백운대 정상 등정은 휴일에는 너무 복잡하여 위문까지 하산하는 데 적잖은 시간이 걸리므로 백운대 동벽 아래쪽 길로 우회하기를 권한다.
▲ 기록은 중요한것이다. ⓒ2006 한국의산천
▲ 岳友 ⓒ2006 한국의산천
산행을 마치며 오래 전에 배운 <숨은벽 讚歌>를 흥얼 거렸다.
숨은벽 찬가
아득히 솟아오른 바위를 보며
숨결을 고르면서 계곡에 잠겨
자일과 햄머 하켄 카라비너로
젊음을 불태우리 숨은벽에서~♬
위↑ ▶ 를 클릭하시면 다시 들으실 수 있습니다.
암벽 초보자가 2명 정도 포함된 4 - 5명의 일행이 밤골에서 출발할 경우 백운대에 이르기까지 4 - 5시간이 소요된다. 이중 암릉 등반에만 2 - 3시간이 걸린다. 만약 오후 2시경 숨은벽 암릉이 끝났다면 만경대 암릉 종주까지 이어가도 좋다.
숨은벽 암릉도 바람 피할 데가 없이 그대로 노출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여름이라도 방풍방수재킷은 필수다. [사진 한국의산천팀. ]
무척이나 더웠던 날이다.-한국의산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