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일서정 (秋日抒情)
-김광균 -
낙엽은 폴란드 망명 정부의 지폐
포화에 이지러진
도룬시의 가을 하늘을 생각게
한다.
길은 한 줄기 구겨진 넥타이처럼 풀어져
일광의 폭포 속으로 사라지고
조그만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새로 두 시의 급행
열차가 들을 달린다.
포플라나무의 근골 사이로
공장의 지붕은 흰 이빨을 드러낸 채
한 가닥 구부러진 철책이 바람에
나부끼고
그 위에 셀로판지로 만든 구름이 하나
자욱한 풀벌레 소리 발길로 차며
홀로 황량한 생각 버릴 곳 없어
허공에
띄우는 돌팔매 하나,
기울어진 풍경의 장막 저쪽에
고독한 반원을 긋고 잠기어 간다. ( 인문평론 1940. 4
.)
여행과 山行은 갈망되고 이어 준비된다.
'문화문학음악' 카테고리의 다른 글
뭐하고 돌아다녔냐고 묻는다면... (0) | 2005.12.28 |
---|---|
신춘문예 당선 '비법' (0) | 2005.11.22 |
단풍 한 잎, (0) | 2005.11.09 |
"산" - 김광섭 - (0) | 2005.10.24 |
심훈의 자취를 찾아... (0) | 2005.10.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