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껏 걸어보자
코리아둘레길 (4,544km)
코리아둘레길은 우리나라 휴전선이남지역 동·서·남해안과 DMZ 접경지역 등 우리나라 외곽의 걷기 여행길을 연결한 총길이 약 4,500㎞의 초장거리 걷기 여행 코스이다.
구간소개
1. 해파랑길(750km)
‘해파랑길’은 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에서 강원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이르는 동해안의 해변길, 숲길, 마을길 등을 잇는 750km의 장거리 걷기 여행길로, 전체 10개 구간, 50개 코스로 이루어져 있다.
해파랑길’의 의미는 “떠오르는 해와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파도소리를 벗삼아 함께 걷는 길”이라는 뜻이다.
2. 남파랑길(1,470km)
남파랑길은 ‘남(南)쪽의 쪽빛(藍) 바다와 함께 걷는 길’이라는 뜻으로, 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에서 전남 해남 땅끝마을까지 남해안을 따라 연결된 총 90개 코스, 1,470km의 걷기 여행길이다.
3. 서해랑길(1800km)
지난 6월 22일에는 코리아둘레길의 마지막 구간인 ‘서해랑길’이 개통했다.
'서해랑길'은 '서해와 함께 걷는 길'이라는 뜻으로 전남 해남 땅끝에서 인천 강화도 강화평화전망대까지 서해안을 따라 연결된 걷기 코스로 서해안의 갯벌, 낙조, 해솔군락 등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함께 농어촌의 소박한 시골길 정경 등을 체험할 수 있도록 103코스와 지선 6코스 등 1800km로 국내 최장 걷기 코스다
4. DMZ 평화의 길(524km)
'DMZ 평화의 길'은 한반도 비무장지대를 주변으로 펼쳐진 자연을 바라보며 걸을 수 있는 둘레길이다.
인천 강화군 평화전망대에서 강원 고성 통일 전망대까지 총 거리는 524km.
※ 이 코스는 DMZ등 구간 특수성으로 인해 운영 예정된 코스는 11곳이고 방문 가능한 날짜가 있으면, 코스별 방문 신청을 받아 추첨을 통해 당첨자만 유의사항에 따라 참가 가능하다.
아름다운 서해랑길
[나홀로 우리 땅 걷기 : 남파랑길] 오륙도에서 땅끝까지, 1,470km 쪽빛 바닷길
글·사진 김영미 여행작가기사 스크랩 이메일로 기사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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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7.13 09:59
각산전망대에 오르면 하늘도 바다도 뻥 뚫린 한려해상이 펼쳐진다. 삼천포대교와 창선대교로 이어지는 길에 초양도, 창선도, 남해가 줄지어 서 있다.
코리아둘레길은 한반도 남쪽의 외곽을 트레일로 연결한 걷기 여행길이다.
동해안 길은 해파랑길, 남해안은 남파랑길, 서해안은 서해랑길, 비무장지대는 평화누리길로 각각 부른다.
총길이는 약 4,500km. 하루에 30km씩을 걷는다고 해도 무려 150일, 약 5개월이 소요되니 꿈의 길이다.
해파랑길, 남파랑길, 서해랑길은 이미 개통했고 평화누리길은 2023년 개통예정이다.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위치 기반 정보서비스인 두루누비에서 원정대 모집이 있다는 지인의 말을 듣고 지원해 운 좋게도 원정대에 합류하게 되었다.
40명으로 구성된 남파랑길 원정대는 7박 8일간, 하루 평균 15km를 걷는다.
‘남파랑길’은 ‘남쪽의 쪽빛 바다와 함께 걷는 길’이라는 슬로건 아래 부산 오륙도 해맞이 공원에서 전남 해남 땅끝마을까지 남해안을 따라 연결된 총 90개 코스, 1,470km의 트레일이다.
산과 강, 그리고 바다와 사람이 어우러진 한 폭의 수채화 같은 풍경을 즐기며 걸을 수 있다.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절영해안산책로는 바다 곁으로 걸으며 부산의 바다 절경을 만끽할 수 있다.
남파랑길 2코스
기암괴석이 노래하는 절영해안산책로
부산역에서 시작해 봉래산을 지나 흰여울 문화마을로 이어지는 코스. 제일 멋진 스폿은 봉래산과 절영해안산책로 그리고 흰여울 문화마을이다.
봉래산 코스는 가벼운 산책코스로 숲길을 걸으며 부산 앞바다를 즐길 수 있고, 절영해안산책로는 바다 곁으로 만들어진 계단을 오르내리며 바다 뷰를 감상할 수 있는 코스이다.
흰여울 문화마을은 아름다운 벽화로 가득한 마을, 걸으며 부산 앞바다의 절경을 볼 수 있다.
시간이 많지 않다면 봉래산과 절영해안산책로만 걸어도 참 좋다.
특히 중리에서 흰여울마을 입구까지 절영해안산책로는 남파랑길의 백미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날씨가 좋으면 대마도도 볼 수 있다.
봉래산 숲은 편백나무가 가득하다. 편백숲의 오솔길은 오르내림이 거의 없는 자락길이다. 부산 앞바다의 조망을 즐길 수 있고, 곳곳에 쉼터가 많아서 이제 막 걷기를 시작한 초보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길이다.
봉래산을 내려와 중리해안으로 들어선다.
절영해안산책로는 중리에서 흰여울 문화마을까지 이르는 해안산책로. 바다를 곁에 두고 걷는 내내 파도와 자갈, 바람의 합창소리와 벗하며 걷는다.
영도는 영도다리가 놓이기 이전에는 목장으로 이용되었던 절영도絶影島였다.
절영이란 뜻은 이곳에서 자란 말이 너무 빨라서 달리면 그림자조차 끊어져 보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조선시대까지도 절영도라고 불렀다고 한다.
실안 앞바다의 4형제섬, 마도, 두웅도, 박도, 신도가 고요한 쪽빛 바다에 그림처럼 떠 있다.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절영해안산책로는 데크 계단이 놓여 있어 편안하게 걸으며 멋진 바다 절경을 만끽할 수 있다.
열심히 걷다 보면 대마도전망대에 도착한다.
날씨가 맑으면 대마도가 보인다는데 오늘은 습도가 높은 탓에 시야가 그리 좋지 못해 아쉽다.
흰여울 해안터널은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포토 존이다. 흰여울 해안터널을 통과해 무지개계단으로 오르면 흰여울 문화마을이다.
흰여울 문화마을은 ‘변호인’, ‘범죄와의 전쟁’,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 등 많은 영화의 촬영지로 유명하다.
예전 공·폐가였던 집을 리모델링해 독창적인 문화·예술 마을로 변신한 곳이다.
공방과 카페들이 즐비한 작은 골목은 인생 사진을 담기에 좋은 포토 존들이 곳곳에 있어서 여행자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흰여울마을 어디에서든 남항대교와 절영해안산책로가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미국마을을 지나 두곡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청룡산 자락길은 한여름날에도 시원한 숲그늘이 드리운다.
남파랑길 35코스
피오르드 해안을 연상케 하는 각산전망대
사천보다는 삼천포가 더 정겨운 이름. 사천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천포대교에서 시작한 길은 처음부터 턱까지 숨이 차는 오르막이다.
각산으로 오르는 길이 경사도가 심하다고 해서 선택한 우회길은 공사가 한창. 흙먼지를 뒤집어썼지만 청명한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펼쳐진 한려해상을 마주하니 다들 깜짝 놀라 바다를 배경으로 인생사진 남기는 데 열일한다. 이러다 각산에는 언제 오르려나?
험난한 데크 계단을 무사히 오르고 도착한 각산전망대. 풍경이 압권이다.
하늘도 바다도 뻥 뚫렸다. 하늘과 바다의 경계선이 사라졌다. 삼천포 앞바다가 그림처럼 펼쳐졌다. “아~~” 입을 다물 수 없다. 이곳저곳에서 “와~”하는 감탄사가 연이어 공중으로 흩어진다. 예상치 못했던 조망에 모두들 환호성을 지른다.
각산 정상으로 향할수록 삼천포 바다는 더욱 광활하게 펼쳐진다.
우리의 한려해상이 이렇게 예뻤구나. 노르웨이의 피오르드 해안만큼이나 멋진 풍광이다.
뻥 뚫린 바다를 가로지르는 삼천포대교는 마치 장난감 다리 같고 작고 아기자기한 섬들은 마치 난장이들이 살 것만 같다. 어떻게 이런 경치가 숨겨져 있었을까?
바다와 섬이 만든 아름다운 풍경화를 바라보며 걷기 여행의 여백을 즐긴다. 전망대 바로 위에는 각산 정상석이 있다.
케이블카를 타고 온 것이 아니니 자신 있게 각산 인증까지 마친다.
이젠 하산. 사천시 외곽을 빙 둘러 가야 하지만 이번엔 편백림을 질러가는 코스를 선택한다.
이곳의 이름은 사천케이블카휴양림. 이름에 각산이 붙지 않고 사천케이블카가 붙어서 좀 어색하다.
편백나무 가득한 숲을 걸으며 맘껏 편백향에 취한다.
적당한 그늘에 쭉쭉 뻗은 편백이 참으로 향긋하다. 중간 중간 데크가 있어서 쉬어가기에도 참 좋다.
나 홀로 왔다면 이런 데크에선 낮잠을 즐겼을 텐데 내려오는 발걸음이 못내 아쉽다.
국내 연안습지 최초로 람사르 습지에 등록된 순천만습지. 갯벌에 사는 수많은 생명의 소리를 들으며 걸을 수 있다.
남파랑길 42코스
앵무새 파도소리를 들으며 걷는 앵강다숲
남해의 대표적인 해안인 앵강만을 바라보며 앵강 숲길을 걷는 코스. 남해바래길 10코스이기도 하다.
‘바래’는 옛날 남해 어머니들이 가족의 생계를 위해 바다가 열리는 물때에 맞추어 갯벌에 나가 파래나 미역, 고동 등의 해산물을 손수 채취하는 작업을 말하며, 그때 다니던 길을 ‘바래길’이라고 한다.
남해 바래길 탐방안내센터 맞은편에 있는 신전숲은 앵강만 해안가에 만들어진 활엽수림으로 400여 년 전부터 마을주민들이 가꾸고 있다. 산책하기 참 멋진 곳이다.
신전해변에서 화계해변에 이르는 길은 넓은 갯벌지대이다. 이 갯벌에서 개불, 바지락, 고둥, 게 등 다양한 해산물을 수확한다.
갯벌에는 돌을 둥그렇게 쌓아서 물고기를 잡는 원시어로시설인 석방렴이 있다. 마치 거대한 호수처럼 앵강만이 잔잔하다.
호구산 자락 임도를 따라가면 미국마을에 도착한다.
산과 바다, 마을이 어우러지는 풍경이다. 두곡해변으로 가는 길은 앵강만을 바라보고 펼쳐진 숲길이다. 그늘도 적당하고 바람도 때마침 불어주어서 걷기엔 그만이다.
남파랑길 42코스의 또 다른 볼거리는 소치도. 삼각형의 소치섬이 길을 걷는 내내 동행이 되어준다.
다소 위험스러운 해안절벽 숲길을 지나 다랭이마을로 들어서면 그림 같은 남해의 절경해안이 펼쳐진다.
해파랑길, 남파랑길, 서해랑길 모두 각 지방에 있는 길과 중복되는 길이 많다.
같은 길에 이름이 2~3가지 있으니 혼동이 된다. 남파랑길과 남해바래길을 함께 쓴 리본을 보니 가슴이 시원하다.
하나의 길에 여러 이름이 있을 때는 이렇게 같이 쓰면 어떨까?
홍현마을에서 가천마을까지 이어지는 길은 원시림을 떠오르게 할 만큼 숲이 깊은 해안 숲길이다.
왼쪽엔 바다로 떨어지는 절벽 길도 있어서 주의하면서 걸어야 한다. ‘위험 추락주의’라는 경고 표지판이 딱! 버티고 있는 해안절벽길은 다소 위험하지만 깊은 원시림의 느낌이 물씬 난다.
해안절벽을 지나면 이곳까지 온 수고를 보상해 주려는 듯 남해의 절경해안이 기다리고 있다. 바로 가천 다랭이마을 앞의 바다이다.
봄이면 만발하는 유채꽃, 가을이면 흐드러지게 출렁이는 메밀꽃 등이 다랭이밭에서 넘실대는 모습은 장관이다.
수령 40년 이상 된 편백림군락지가 형성되어 있는 사천 케이블카 자연휴양림은 편백향 가득한 초록빛 힐링 공간이다.
남파랑길 61코스
자연이 살아 숨 쉬는 순천만 습지
남파랑길 61코스의 시작지점인 와온해변에서 순천만 습지까지 이어지는 길은 세계 어느 트레일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없다.
와온해변에서 순천만의 갯벌에서 살아 쉼 쉬는 작은 생물들의 몸짓을 바라보며 바다의 짠 내음을 맡으며 걷는 길이 참으로 즐겁다.
용산전망대로 오르는 길은 경사도가 꽤 급하지만 짧은 길이다.
순천만 습지에서 오를 때와는 사뭇 다르다. 용산전망대에 오른 대원들의 환호성이 이곳저곳에서 울려 퍼진다.
순천만 습지에서 누런 갈대의 춤사위를 만날 줄 알았다.
지금까지 순천만 습지는 노을이 내리기 전에 일몰시간에 맞추어 용산전망대를 방문했었으니까. 지난 3월에 왔을 때 갈대를 베고 있어서 가슴이 울컥했었는데 그 자리에 파릇한 억새가 자라고 있다.
겨우 두 달 지났을 뿐인데 어찌나 빨리 성장했는지 생명의 힘이 참으로 놀랍다.
남파랑길을 걷는 도보여행객들을 위해서 길안내 리본을 묶고 있는 원정대원들.
초록빛의 상큼한 잎이 무성한 갈대는 처음엔 조금 어색했지만 이내 친숙해진다.
오래된 갈대는 본연의 누런색이고, 새로 나온 갈대는 여린 초록색이다. 두 가지 색이 혼합되어 있으니 순천만의 생경한 모습을 보게 된다.
조금 억센 초록 억새는 바람에 휘날릴 때마다 마치 저녁 무렵의 파도소리와 같은 소리를 낸다.
한낮의 순천만 습지의 역동적인 초록 억새에는 에너지가 가득 담겨 있다. 희망의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순천만 습지를 지나서 장산마을로 가는 길은 그늘이 전혀 없다.
한여름에 걷는 것은 비추. 5월 말인데도 날씨는 한여름이다. 숨이 턱턱 막힌다.
드디어 화포마을, 남파랑길 61코스가 끝났다. 아! 정말 더운 날이다.
8일간의 일정을 끝내고 그동안 걸었던 부산, 창원, 통영, 사천, 남해, 광향, 순천, 여수의 길을 추억하며 다시 시작할 나의 남파랑길을 가슴에 품어본다.
언제일지는 몰라도 길은 걷는 자의 몫이니 나의 길이 될 것이다.
원정대가 한려해상을 배경으로 각산전망대에서 멋진 단체사진을 남기고 있다.
'냠냠' 남파랑길
매일 걸으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체력보충이다. 건강한 현지 먹거리로 건강도 챙기고 먹는 즐거움을 만끽해 보자.
남파랑길 2코스 부산 뚱보집
부산의 남포동 주꾸미 골목에 있다. 백종원 삼대천왕에 나왔던 뚱보집은 두루치기와 보쌈이 전문. 야들야들 매콤한 주꾸미는 양이 푸짐하고, 새우를 넣어 두툼하게 구워내는 빈대떡 록빈, 추억을 부르는 콩나물밥도 맛있지만 기본 찬이 참 맛있다. 고니탕, 콩비지가 기본찬으로 제공된다.
남파랑길 35코스 사천 산해횟집
가성비 최고인 삼천포중앙시장의 찐 맛집, 시장상인들이 강추하는 횟집으로 초밥이 단돈 5,000원이다.
회는 제철생선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지만 회를 먹고 나오는 지리탕이 일품이다.
남파랑길 42코스 남해 사랑채
남해의 유명한 멸치로 만든 멸치쌈밥. 멸치쌈밥을 주문하면 10가지가 넘는 기본찬 외에 생선구이와 멸치찌개도 제공된다.
남파랑길 61코스 순천 나눌터
순천만국가정원 근처에 있는 식당으로 가격도 착하고 양도 많다. 건강한 먹거리인 도토리를 주재료로 하는 음식점. 표고버섯탕수, 도토리가루로 만든 토속 전, 도토리가루로 반죽한 수제비로 만든 흑임자탕, 임자탕 등이 맛있다.
월간산 2022년 7월호 기사입니다.
Copyrights ⓒ 월간산.
어쩌다 보니 대한민국 해안을 다 잇게 됐다, 코리아둘레길 비사[뉴스원샷]
중앙일보
손민호 기자
입력 2021.12.25 05:00
손민호 레저팀장의 픽 - 코리아둘레길 올가이드
동해안 종주 트레일 해파랑길의 21 시작점인 영덕 해맞이공원. 영덕 블루로드 B코스 구간이기도 하다.
2022년 관광 부문 최대 뉴스는 단연 서해랑길 개통일 겁니다.
전남 해남 땅끝마을에서 인천 강화도 평화전망대까지 서해안을 따라 무려 1800㎞ 길이의 초대형 트레일이 연결됩니다.
정식 개통 전인데도 벌써 길을 걷는 사람이 많다네요.
서해랑길 개통은 여러모로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서해랑길이 개통함으로써 대한민국의 해안 경계를 잇는 해안 둘레길이 완성됩니다.
동해안 종주 트레일 해파랑길과 남해안 종주 트레일 남파랑길은 이미 연결이 됐으니까요. 아울러 대한민국 경계를 잇는 코리아둘레길 사업도 가시권에 들어옵니다.
현재 경기도와 강원도에서 DMZ 평화의길 조성 사업이 진행 중입니다.
코리아둘레길의 원조라 할 수 있는 해파랑길 사업이 2010년 시작되었습니다.
그때부터 대한민국 외곽을 트레일로 연결하는 대역사를 지켜봤습니다. 지켜봤다기보다 함께했지요,
2010년부터 8년 가까이 문체부·한국관광공사와 걷기 여행 공동 기획을 진행했으니까요.
코리아둘레길의 발단부터 진행 과정, 이색 코스와 추천 코스, 아쉬운 대목과 알려지지 않은 비화까지 코리아둘레길의 모든 걸 정리했습니다.
해안길의 시작
해파랑길은 동해안을 따라 이어진 장거리 트레일이다.
코리아둘레길의 기원은 이명박 정부의 녹색 정책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 첫해인 2007년, 공교롭게도 제주올레 1코스가 개장했습니다.
이듬해엔 지리산둘레길도 첫 코스를 열었지요.
국내에도 걷기여행 붐이 불기 시작했던 시절, 관광 주무부처인 문체부도 트레일 사업에 착수했습니다.
문체부의 첫 트레일 사업은 ‘이야기가 있는 문화생태 탐방로’이었습니다.
전국 기초단체 단위로 10㎞ 안팎의 트레일을 선정해 지원했었지요. 그때 영덕 블루로드, 강릉바우길, 소백산자락길 등이 문화생태 탐방로로 선정돼 지원을 받았습니다.
문화생태 탐방로 사업은 전국의 명품 트레일을 발굴하고 조성하는 데 역할을 했으나 결정적인 단점이 있었습니다. 기초단체 단위의 트레일이어서 길이가 짧았습니다.
문체부로선 걷기여행이라는 새 관광 트렌드에 걸맞은 장거리 트레일이 필요했습니다. 이런 필요에서 나온 트레일이 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에서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연결하는 ‘해파랑길’입니다. 아래 자료를 읽어보시지요.
2010년 9월 15일 해파랑길 조성 사업을 알리는 문체부 보도자료.
해파랑길 사업을 알리는 2010년 9월 15일 자 문체부 보도자료입니다(아직도 갖고 있었네요).
보도자료에서 알 수 있듯이 애초의 해파랑길은 40개 코스 688㎞ 길이로 계획되었습니다.
현재는 50개 코스 750㎞이지요. 2014년까지 조성한다는 계획은 다음과 같이 바뀌었습니다.
2012년 임시 개통, 2016년 5월 정식 개통. 이명박 정부에서 시작한 사업이 박근혜 정부 때 마무리되었습니다.
전체 예산은 170억원이었습니다.
적폐 논란
해파랑길 1코스인 부산 이기대 코스. 해파랑길 1코스는 해파랑길 50개 코스 중 가장 인기가 높은 코스다.
2016년 6월 17일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문화관광산업 경쟁력 강화회의’에서 코리아둘레길 계획을 발표합니다.
‘한국의 동·서·남해안 도로와 비무장지대 접경 지역을 연결하는 약 4500㎞ 길이의 걷기 여행길인 코리아둘레길을 조성하겠다’고 처음 밝힌 것입니다.
당시 박근혜 정부는 관광에 매우 적극적이었습니다. 관광을 주요 산업으로 판단하고 한 달이 멀다 하고 관광 정책을 쏟아냈습니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위해 학교 옆에도 호텔을 지을 수 있도록 법을 바꿔야 한다고 문체부가 부르짖던 시절입니다.
그맘때 나왔던 관광 정책 중 하나가 코리아둘레길입니다.
발표 한 달 전에 정식 개통한 해파랑길의 인기가 불을 지폈습니다. 정식 개통 전에도 해파랑길을 걷는 사람이 많았거든요. 당시 정부 생각은 단순했습니다.
동해안 종주 트레일이 인기가 좋으니 남해안 종주 트레일도 만들고 내친김에 대한민국 둘레길도 만들자. 대한민국 해안 둘레길을 조성한다고 하니 내륙 지역에서 반발하기도 했었지요.
충청북도의 반발이 제일 심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코리아둘레길은 2017년 1월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2019년까지 3년간 예산 90억 원이 투입되었습니다.
코리아둘레길 지도. 지도 문체부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했던 주요 정책을 적폐라 규정했습니다.
바로 그때 적폐로 몰린 관광 정책이 코리아둘레길 사업입니다. 충분한 고민 없이 즉흥적으로 추진된 정책인 데다, 사업 기간과 예산 모두 해파랑길과 비교해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당시 코리아둘레길을 담당했던 문체부 간부가 사업 폐기 의견을 내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사업은 살아남았습니다.
대북 관계 개선을 기대하는 문재인 정부가 DMZ 평화의길 사업을 호재로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 둘레길의 완성
코리아둘레길 4개 트레일의 CI와 기본 정보. 자료 문체부
2020년 10월 31일. 우여곡절 끝에 남파랑길이 개통했습니다.
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에서 전남 해남 땅끝마을까지 90개 코스 1470㎞ 길이의 트레일이 탄생했습니다. 2016년 해파랑길을 개통했을 때 국내 최장 거리 탐방로라 홍보했었는데, 남파랑길은 해파랑길의 두 배 가까이 됩니다.
2017∼2020년 남파랑길만 개통한 게 아닙니다. 서해안에서는 서해랑길 조성 사업이, 경기도와 강원도에서는 DMZ 평화의 길 조성 사업이 동시에 진행됐습니다.
문체부가 11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서해랑길은 내년 3월에, DMZ 평화의길은 2023년 4월에 개통 예정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내심 코리아둘레길 사업을 임기 안에 마무리하고 싶었지요. 그러나 끝내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 코리아둘레길은 이명박 정부에서 시작해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를 거쳐 다음 정부 때 완성되는, 이념과 정파를 뛰어넘어 네 개 정권이 차례로 추진한 유일무이한 관광 정책이 될 참입니다.
전남 해남 땅끝마을에 설치된 서해랑길 시작점 안내판.
서해랑길에 이어 DMZ 평화의길까지 완성되면 코리아둘레길은 모두 285개 코스 4544㎞ 길이의 초장거리 트레일이 됩니다.
멕시코 국경부터 캐나다 국경까지 미국 서부 해안을 종주하는 PCT(Pacific Crest Trail)가 4286㎞입니다.
아마도 단일 국가 트레일 중 최장 거리 트레일일 겁니다.
코리아둘레길이 지나는 전국 기초단체는 모두 78개입니다.
어쩌다 코리아둘레길
해파랑길 2코스는 부산 영도를 가로지른다. 인증샷 명소로 떠오른 영도 해안 터널.
앞서 설명했듯이 코리아둘레길은 애초부터 작정한 사업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해파랑길은 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에서 시작해 북으로 올라가지요. 남파랑길도 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에서 시작해 서쪽으로 이동합니다.
부산은, 원하지도 않았는데 졸지에 두 개 트레일의 시작점이 되었습니다.
코리아둘레길이 완성된 2023년을 상상해 봅시다.
코리아둘레길의 네 개 꼭짓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인천 강화도 평화전망대(서해랑길 종점이자 DMZ 평화의 길 시작점), 강화도 고성 통일전망대(DMZ 평화의 길 종점이자 해파랑길 종점), 전남 해남 땅끝마을(남파랑길 종점이자 서해랑길 시작점), 그리고 부산. 대한민국 둘레길의 시작점이자 종점은 어디가 될까요?
현재로선 부산이 제일 유력해 보이는데, 부산은 코리아둘레길에 별 관심이 없습니다.
부산만 코리아둘레길에 관심이 없는 게 아닙니다. 전국 자치단체 대부분이 관심이 없습니다. 왜냐? 정부가 자치단체에 예산을 안 줍니다. 코스를 개장하면 코스 1개에 이정표 설치 명목으로 딱 한 번 1000만 원 주는 게 전부입니다. 안내판 하나에 300만 원 정도라는데, 이정표 몇 개 설치하면 끝이지요.
경남 남해 남해바래길 탐방센터에 있는 남파랑길과 남해바래길 이정표와 표식.
사실 정부에도 코리아둘레길 예산이 없습니다.
정부 예산에 코리아둘레길 계정이 없습니다. 2019년 이후 관광 당국은 걷기여행 활성화 사업 예산 중 일부를 코리아둘레길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올해의 경우 걷기여행 활성화 사업 예산 20억 원 중 50∼60%를 코리아둘레길에 썼습니다.
기존의 길을 최대한 활용하고 토목공사는 지양한다는 취지는 이해합니다만, 코리아둘레길 사업이 차지하는 공간을 생각하면 턱없이 모자랍니다.
당장 길이 훼손되면 보강 공사를 해야 하는데 자치단체가 경비를 감당해야 합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 걷기여행 인구가 확 늘었다지만, 문재인 정부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길에 관해선 영 인색하네요.
한국관광공사가 홍보 영상물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 광고비로(제작비가 아닙니다) 101억 4000만 원을 쓴 걸 생각하면 차라리 허탈합니다.
길은 걷는 자의 것이다
남파랑길 37코스이자 남해바래길 4코스인 경남 남해 고사리밭길. 올해 처음 개방된 새 코스로 국내 최대 고사리밭을 가로지른다.
정부의 무관심에도, 수많은 사람이 코리아둘레길을 걷습니다. 차도를 지나야 하는 구간도 많고 이정표가 불친절한 구간도 많은데 굳이 동해안과 남해안까지 찾아가 걷습니다.
이를테면 남파랑길 16코스 5.6㎞ 구간은 대형 차량이 통행하는 차도를 지나야 해서, 해파랑길 11코스 약 7㎞ 구간은 길가에 원자력발전소가 있어서 차를 타고 이동해야 합니다.
해파랑길 마지막 구간인 50코스를 걸으려면 신분증이 있어야 합니다. 통일전망대가 있는 최전방 지역이어서 50코스 시작점에서 신분증을 확인합니다. 여러 가지로 불편하고 위험한데도 참 많은 사람이 코리아둘레길을 걷습니다.
불편하고 때론 위험하기도 한 코리아둘레길을 왜 사람들이 걸을까요? 몇몇 구간은 정말 아름다운 길이기 때문입니다.
우선 남파랑길 36∼46코스에 해당하는 남해바래길 구간을 추천합니다. 남해바래길은 기초단체 트레일의 모범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정부의 예산 지원이 없어도 경남 남해군이 남해바래길을 핵심 관광 콘텐트로 집중 육성하고 있습니다. 안내 시설도 잘 돼 있고, 다양한 해설 프로그램도 운영 중입니다.
해파랑길 49코스인 강원도 고성 화진포 해변. 해파랑길 50개 코스 중 손에 꼽는 인기 구간이다.
남파랑길 중에선 부산 영도를 가로지르는 2코스와 거제도 동남쪽 해안을 에두르는 21코스, 순천만 갈대밭을 관통하는 61코스, 해남 달마고도에서 땅끝마을까지 걷는 90코스를 추천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해파랑길 중에선 부산 해운대를 관통하는 1코스와 영덕 블루로드의 하이라이트 구간인 21코스, 강릉바우길의 경포 구간인 39코스, 화진포 해변을 걷는 49코스가 인기 코스입니다.
남파랑길 완보 증명서. 남파랑길과 해파랑길 전체 코스를 다 걸으면 한국관광공사 사장 명의의 인증서를 받을 수 있다.
길은 걷는 자의 것입니다.
코리아둘레길이 정치적 필요에 의해 시작되었어도, 또는 길의 의미가 정치 상황에 따라 훼손되었어도 내가 걸으면 내 길이 되는 것입니다.
굳이 전체 코스를 다 걸을 필요도 없습니다. 285개나 된다는 코스 중에서 나만의 코스 하나쯤 갖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합니다.
사상 최대 관광 사업의 이면은 비록 추레합니다만, 장장 15년에 걸친 관광 사업이 길에 관한 것이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중앙일보
손민호 기자
입력 2021.12.25 05:00
국내 최장 1,800km의 걷기여행길 ‘서해랑길’ 정식 개통, 함께 걸어요!
기자명 정용일 기자
입력 2022.07.12 18:39 수정 2022.07.12 18:4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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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바다, 넓은 들녘과 아기자기한 마을풍경까지... 걷기 여행이 주는 행복
[시사매거진] 국내 최장 거리의 걷기 여행길인 ‘서해랑길’(1,800km)이 지난 22일 정식 개통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심혈을 기울여 조성한 이 걷기 여행길은 코리아둘레길(4,500km)의 서해안 구간으로써 전남 해남군에서 인천 강화도까지 총 109개의 구간을 연결하고 31개의 기초자치단체에 걸쳐 있는 국내 최장 걷기여행 길이 탄생한 것이다.
지난 2016년 가장 먼저 개통한 ‘해파랑길’과 2020년 개통된 ‘남파랑길’에 이어 세 번째로 개통된 서해랑길은 해안을 끼고 있는 해파랑길과 남파랑길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다.
특히 서해안에서 경험할 수 있는 아름다운 낙조와 갯벌 및 다양한 농어촌의 아기자기하고 정겨운 풍경들은 서해랑길의 매력으로 꼽힌다.
이렇듯 아름다운 서해랑길의 다양한 코스들 중 102코스를 직접 걸어보았으며, 걸으면서 보고 느꼈던 것들을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한다.
서해랑길은 대한민국 최남단인 해남 땅끝마을에서 강화까지 총 103개의 코스로써
그 길이가 무려 1,800km에 달하며, 코리아둘레길(4,500km) 중 최장코스다.
참고 서해랑길 개념도
길에 관한 시 >>> 길에 관한 시 >>> https://koreasan.tistory.com/15605293
한국판 산티아고 순례길 >>> https://koreasan.tistory.com/15607802
지족불욕(知足不辱) 만족할 줄 알면 욕됨이 없고,
지지불태(知止不殆) 그칠 줄 알면 위태롭지 않으니
가이장구(可以長久) 오래도록 편안할 것이다. - 노자 도덕경에서
즐겁고 행복하게 대한민국 구석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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