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의 마지막 날 (일요일)
인천 영종도 백운산 라이딩
누구든 떠나갈 때는
- 류 시 화
누구든 떠나갈 때는
날이 흐린 날을 피해서 가자
봄이 아니어도
저 빛 눈부셔 하며 가자
누구든 떠나갈 때는
우리 함께 부르던 노래
우리 나누었던 말
강에 버리고 가자
그 말과 노래 세상을 적시도록
때로 용서하지 못하고
작별의 말조차 잊은 채로
우리는 떠나왔네
한번 떠나온 길은
다시는 돌아갈 수 없었네
누구든 떠나갈 때는
나무들 사이로 지는 해를
바라보았다 가자
지는 해 노을 속에
잊을 수 없는 것들을 잊으며 가자
은빛 억새처럼
- 이 수옥
갈바람에 은발 날리며
산이건 들이건 철로변이건
척박한 환경도 마다치 않는
착한 꽃
꽃 중에 지는 꽃이 아름다운 건
억새꽃이 으뜸이다
은빛 억새꽃을 닮아가는 나
언제부터인가
머리에 서리꽃이 피기 시작했다
서걱거리는 거칠어진 손가락 마디
얼굴엔 잔주름 늘어가도 밉지 않은 건
거친 삶도 마다치 않고 일어선 오늘의 당당함
은빛 억새꽃을 닮아서이다
하루해 마감하는 석양의 고독한 아름다움이듯
은발이 더 아름다운 억새의 황혼이듯
나도 그런 황혼이 아름다운 삶이고 싶다.
<이수옥 시집 -은빛 억새처럼 -중에서>
누구든 떠나갈 때는
나무들 사이로 지는 해를
바라보았다 가자
지는 해 노을 속에
잊을 수 없는 것들을 잊으며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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