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영종도 백운산 임도 라이딩
하늘색 고운 토요일 [2021 10 23 토요일]
오늘
바로 지금이 내 생애의 가장 젊은 날이다.
맑고 신선한 숲 향기를 마음껏 호흡하며
백운산 임도 이곳저곳 열심히 달렸다.
가을 억새
- 정 일 근
때로는 이별하면서 살고 싶은 것이다
가스등이 켜진 추억의 플랫폼에서
마지막 상행선 열차로 그대를 떠나보내며
눈물에 젖은 손수건을 흔들거나
어둠이 묻어나는 유리창에 이마를 대고
터벅터벅 긴 골목길 돌아가는
그대의 뒷모습을 다시 보고 싶은 것이다
사랑 없는 시대의 이별이란
코끝이 찡해오는 작별의 악수도 없이
작별의 축축한 별사도 없이
주머니에 손을 넣고 총총총
제 갈 길로 바쁘게 돌아서는 사람들
사랑 없는 수많은 만남과 이별 속에서
이제 누가 이별을 위해 눈물 흘려주겠는가
하산길 돌아보면 별이 뜨는 가을 능선에
잘 가라 잘 가라 손 흔들고 섰는 억새
때로는 억새처럼 손 흔들며 살고 싶은 것이다
가을 저녁 그대가 흔드는 작별의 흰 손수건
내 생에 가장 깨끗한 눈물 적시고 싶은 것이다.
정일근 시집 <나에게 사랑이란 > - 시선사
은빛 억새처럼
- 이 수옥
갈바람에 은발 날리며
산이건 들이건 철로변이건
척박한 환경도 마다치 않는
착한 꽃
꽃 중에 지는 꽃이 아름다운 건
억새꽃이 으뜸이다
은빛 억새꽃을 닮아가는 나
언제부터인가
머리에 서리꽃이 피기 시작했다
서걱거리는 거칠어진 손가락 마디
얼굴엔 잔주름 늘어가도 밉지 않은 건
거친 삶도 마다치 않고 일어선 오늘의 당당함
은빛 억새꽃을 닮아서이다
하루해 마감하는 석양의 고독한 아름다움이듯
은발이 더 아름다운 억새의 황혼이듯
나도 그런 황혼이 아름다운 삶이고 싶다.
<이수옥 시집 -은빛 억새처럼 -중에서>
▲ 잘가라 손 흔들어 주는 억새 ⓒ 2021 한국의산천
사랑 없는 수많은 만남과 이별 속에서 / 이제 누가 이별을 위해 눈물 흘려주겠는가
하산길 돌아보면 별이 뜨는 가을 능선에 / 잘 가라 잘 가라 손 흔들고 섰는 억새
때로는 억새처럼 손 흔들며 살고 싶은 것이다
먼지와 소음에 뒤덮힌 일상을 훌훌 털어버라고 아무런 구애받음도 없이 산맥과 사막과 강물을 바람처럼 떠 돌고 싶을 때가 있을 것이다.
인간이 꿈꾸는 것은 아름다운 세상에 대한 근원적인 향수를 인간 모두가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 내가 사랑한 사람 내가 사랑한 세상 중에서-
가는 데까지 가거라
가다가 막히면
앉아서 쉬거라
쉬다보면
보이리
길이
<당부 - 김규동>
생각처럼 그리움처럼...
길은 실낱 같다
가을 산속 임도를 달리며
주현미의 태평무를 흥얼거린다.
월악산 영마루에 달이 떠오르면
들려오는 피리소리 애달프구나
떠난 님 그리워 잠 못 이룰 때
추풍에 지는 낙엽 함께 울었지
아 ~ 아 ~ 나그네 나그네 사연
한 서린 옛 생각에 가슴 적시며
영 넘어 청송 길로 사라지는 나그네 ~~
이끄는 몸과 이끌리는 몸이 현재의 몸 속에서 합쳐지면서 자전거는 앞으로 나아가고,
가려는 몸과 가지 못하는 몸이 화해하는 저녁 무렵의 산 속 오르막길 위에서 자전거는 멈춘다.
그 나아감과 멈춤이 오직 한 몸의 일이어서,
자전거는 땅 위의 일엽편주처럼 외롭고 새롭다.
-김훈의 <자전거 여행> 中에서-
산은 강을 만들고
강은 문명을 만든다
그 강가로 다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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