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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친호흡 몰아쉬며 ^^ 굽이치는 산맥넘어 손의 자유, 발의 자유, 정신의 자유를 찾는다. 기억은 희미해지기에 이곳에 기록을 남긴다
MTB등산여행

소래산 등산

by 한국의산천 2019. 12. 9.

일요일 친구와 함께 소래산 등산

열심히 걷고 오리고기와 식사도 맛나게 휴일보내기


한해가 서서히 저문다


지는 해 노을 속에

잊을 수 없는 것들을 잊으며 가자





인생 그 누구라도 겨울나무처럼   

홀로된 외로움 벗어버린 부끄러움에

울어보지 않았으리


수없이 많은 사연의 가지를 지니고

여러 갈래의 뿌리를 두르고도 

단 하나의 심장으로만 살아가지 않는가 

      


 겨 울 나 무   

 

          -  이 수 인 

 

나무도 생각을 한다

벗어버린 허전함에 눈물이 난다

빈가지 세워  올려다 본 회색빛 바다

구름 몇 점 잔잔한 파도를 타고  

아직 남겨진 몇 개의 사연들은 

미련 없이 저 자유의 바다로 보내리라


나무는 제 몸에서 뻗어나간

많은 가지와 그 가지에서 피어나는

꽃과 이파리 열매를 위하여

그 깊고 차가운 어둠 속을 향해 치열하게 

뿌리를 내려가며 고독의 길을 끝없이 간다


인생 그 누구라도 겨울나무처럼   

홀로된 외로움 벗어버린 부끄러움에

울어보지 않았으리

수없이 많은 사연의 가지를 지니고

여러 갈래의 뿌리를 두르고도 

단 하나의 심장으로만 살아가지 않는가 

      

빈 가지마다  눈꽃  피어났던 자리에

봉긋 봉긋 솟아나는 봄의 푸르름도     

겨울가면 반드시 온다는 진리이기 보다

시련 뒤에 찾아오는 선물이라는 것을

겨울나무는 벌써 알고 있다













  누구든 떠나갈 때는

  우리 함께 부르던 노래

  우리 나누었던 말

  강에 버리고 가자

  그 말과 노래 세상을 적시도록


  때로 용서하지 못하고

  작별의 말조차 잊은 채로

  우리는 떠나왔네

  한번 떠나온 길은

  다시는 돌아갈 수 없었네


  누구든 떠나갈 때는

  나무들 사이로 지는 해를

  바라보았다 가자

  지는 해 노을 속에

  잊을 수 없는 것들을 잊으며 가자

 

출처 : 류시화 시집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지는 해 노을 속에

  잊을 수 없는 것들을 잊으며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