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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친호흡 몰아쉬며 ^^ 굽이치는 산맥넘어 손의 자유, 발의 자유, 정신의 자유를 찾는다. 기억은 희미해지기에 이곳에 기록을 남긴다
MTB등산여행

계양산 싱글코스 라이딩

by 한국의산천 2013. 5. 19.

계양산 싱글코스 라이딩

 

일요일 아침 비가 내린다

 

 

비 오는 날엔

뭉쿨 뭉쿨 비구름 같은

누군가의 그리움으로 피어나서

후두두둑 빗줄기 같이

누군가의 창문을 두드리고 싶다.

 

▲ 지난 여름의 추억처럼 ... 여름을 재촉하는 이슬비가 내린다. 비가 내려도 우리는 달린다 ⓒ 2013 한국의산천

 

비 오는 날

             - 천상병

아침 깨니
부실부실 가랑비 내린다.
자는 마누라 지갑을 뒤져
백오십 원을 훔쳐
아침 해장으로 나간다.
막걸리 한 잔 내 속을 지지면
어찌 이리도 기분이 좋으냐?
가방 들고 지나는 학생들이
그렇게도 싱싱하게 보이고
나의 늙음은 그저 노인 같다
비오는 아침의 이 신선감을
나는 어이 표현하리오?
그저 사는 대로 살다가
깨끗이 눈감으리오.

 

▲ 흰구름님 ⓒ 2013 한국의산천

 

 

 

 

나뭇잎을 닦다

                 - 정호승

 

저 소나기가 나뭇잎을 닦아주고 가는 것을 보라
저 가랑비가 나뭇잎을 닦아주고 가는 것을 보라
저 봄비가 나뭇잎을 닦아주고 기뻐하는 것을 보라
기뻐하며 집으로 돌아가 고이고이 잠드는 것을 보라
우리가 나뭇잎에 얹은 먼지를 닦는 일은
우리 스스로 나뭇잎이 되는 일이다
우리 스스로 푸른 하늘이 되는 일이다
나뭇잎에 앉은
먼지 한번 닦아주지 못하고 사람이 죽는다면
사람은 그 얼마나 쓸쓸한 것이냐

 

▲ 우리가 올라야 할 계양산이 운무에 감싸여있다 ⓒ 2013 한국의산천 

 

비 오는 날엔                   

                       - 정태현

비 오는 날엔

뭉쿨 뭉쿨 비구름 같은

누군가의 그리움으로 피어나서

후두두둑 빗줄기 같이

누군가의 창문을 두드리고 싶다.

 

비 오는 날엔

똑 똑 똑 낙숫물같이

누군가의 영혼을 파고들어

초롱초롱 별빛과 같은

누군가의 눈 속에 각인이고 싶다.

 

비 오는 날엔

졸 졸 졸 시냇물같이

누군가의 가슴에 흘러들어

찰랑찰랑 바다와 같은

누군가의 품 안에 영원히 머물고 싶다.

 

 

소나기

         - 곽재구

 

저물 무렵
소나기를 만난 사람들은
알지
누군가가 고즈넉이 그리워하며
미루나무 아래 앉아 다리쉼을 하다가
그때 쏟아지는 소나기를 바라본
사람들은 알지
자신을 속인다는 것이
얼마나 참기 힘든 걱정이라는 것을
사랑하는 이를 속인다는 것이
얼마나 참기 힘든 분노라는 것을
그 소나기에
가슴을 적신 사람이라면 알지
자신을 속이고 사랑하는 사람을 속이는 것이
또한 얼마나 쓸쓸한 아름다움이라는 것을

 

 

빗소리 듣는 동안

                      - 안도현

 

1970년대 편물점 단칸방에 누나들이 무릎 맞대고 밤새 가랑가랑 연애 얘기하는 것처럼
비가 오시네

나 혼자 잠든 척 하면서 그 누나들의
치맛자락이 방바닥을 쓰는 소리까지 다 듣던 귀로 나는
빗소리를 듣네

빗소리는
마당이 빗방울을 깨물어 먹는
소리

맛있게, 맛있게 양푼 밥을 누나들은 같이 비볐네
그때 분주히 숟가락이 그릇을 긁던 소리
빗소리

삶은 때로 머리채를 휘어 잡히기도 하였으나
술상 두드리며 노래 부르는 시간보다
목 빼고 빗줄기처럼 우는 날이 많았으나

빗소리 듣는 동안......

연못물은 젖이 불어
이 세상 들녘 다 먹이고도 남았다네
미루나무 같은 내 장단지에도 그냥, 살이 올랐다네.

 

 

 

 

 

  - 정지용

 

돌에
그늘이 차고,

 

따로 몰리는
소소리 바람.

 

앞 섰거니 하야
꼬리 치날리여 세우고,

 

죵죵 다리 깟칠한
山새 걸음거리.

 

여울 지여
수척한 흰 물살,

 

갈갈히
손가락 펴고.

 

멎은듯
새삼 돋는 비ㅅ낯

 

붉은 닢 닢
소란히 밟고 간다.

 

 

여름비

                             - 조재영
 

서두르지 마 서두르지 마 제비들은
낮게 날면서 부딪쳐 서로 이마 찧지마
하늘이 힘껏 움켜쥐었다 놓아버린
어느 한 순간
구름의 말들 와르르 쏟아져 나오네
잡목림 수풀 사이 텅텅 발구르며
뛰어내리는 함성들
더러 영탄조가 되어 울고 웃던 말들
나무 잎사귀 흔들면서
제 생이 휘청이는 것을 보네
오지 마 오지 마
치자나무 꽃지고 꽂망울도 지고
입술도 향기도 지네
한꺼번에 너무 많이 들여다보았던
젊은 날의 성긴 길들도 지워지고
앞을 가늠할 수 없는 한 낮 장대비
그렇게 깊게 내려서지마
파헤쳐 상처내지 마
그때 왜 우린 그런 무모한 말을 했을까
이제 말들은 지쳐 숨을 몰아 쉬네
언제 다 쏟아버릴지 알 수 없는 하늘 보며
물 그림을 그리네 말을 잃은 채
물로 된 빈집에 눕네

 

 

 

 

 

 

▲ 이정표를 보니 지난해 겨울 우리 부부동반해서 올랐던 길이군요 ~!  ⓒ 2013 한국의산천

 

 

 

 

 

 

 

 

 

 

 

 

 

 

 

▲ 지난 겨울 우리가 머물렀던 솔밭입니다 ⓒ 2013 한국의산천

 

 

 

 

 

 

 

 

 

 

▲ 부천 자전거 연합회 조회장님과 함께 ⓒ 2013 한국의산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자전거 테크닉... 그 보다 더 멋진 인간미를 가지신 분입니다 반갑습니다

 

 

 

 

▲ 석양이 지며 노을이 번진다. 알흠답다 ⓒ 2013 한국의산천

유장하게 흐르는 한강과 서편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장려한 노을을 보며 오늘도 하루를 고이 간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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