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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친호흡 몰아쉬며 ^^ 굽이치는 산맥넘어 손의 자유, 발의 자유, 정신의 자유를 찾는다. 기억은 희미해지기에 이곳에 기록을 남긴다
MTB등산여행

예단포구를 향하여

by 한국의산천 2011. 6. 20.

영종도 예단포 가는 길

  

버너드 쇼는 하트퍼드셔 시골집에서 숨을 거두기 전 이런 유언을 남겼다

"I knew if I stayed aroun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 - 조지 버나드 쇼의 묘비명-

 

오랫동안 꿈을 그리는 사람은 마침내 그 꿈을 닮아간다. ( And when man faces destiny, destiny end and man comes into his own) - 앙드레 말로

우물쭈물 하지말고 이른 새벽 이불을 걷어치고 집을 나서는거야 !   

 

자징거를 집에 전시하려고 구입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배는 항구에 묶어두라고 만든 것은 아니고, 격동의 바다 거친 바다는 유능한 뱃사람을 만든다.

 

▲ 영종도 예단포 가는 길 ⓒ 2011 한국의산천

 

강화도 임금에게 예단 드리러 가는 포구 예단포(禮丹浦)

 

지금은 섬이라기보다 육지의 일부로 변해버린 영종도. 섬을 사방으로 나누는 해발 256m 백운산(白雲山)을 중심으로 예단포는 산의 북쪽, 운북마을 쪽에 있다. 예단포 가는 길은 지금 도로 확포장 공사로 번잡스럽고 혼란스러운 길로 그 옛날의 운치있는 풍경은 사라진지 오래다.  
 
예단포(禮丹浦)에서 바다 저편으로 마니산이 보인다. 마니산과 예단포구 사이에는 지금으로부터 777년 전의 역사가 녹아 있다. 몽고군이 침략하자 고려왕조는 서기 1232년 수도를 강화도로 옮겨 치열한 전투를 전개했다. 천도 이후 강화도가 성과 목책(방책)으로 완전 봉쇄됐을 때 육지로부터 완전히 고립된 고려왕실의 앞날은 위태로웠다. 이때 물 건너 예단포에서 물자와 병력을 공급하고 왕명을 8도 방백에게 지령함으로써 몽고대군을 상대로 무려 40년이나 싸울 수 있었다.

 
‘예단포’라는 지명은 ‘임금에게 예단을 드리러 가는 포구’라는 데서 유래했다고 전해지는데 예담포 또는 여담포 등으로 불리던 시절도 있었다고 한다. 병인양요 때 강화도로 향하던 프랑스군이 상륙해 여인들의 목을 쳤다는 소문에서 ‘여단포(女斷浦)’로 불리기도 했다는 설도 있다. 또한 옛날 수산업이 성황을 이루던 시절에 효자가 많은 마을이라 하는 예대포(禮待浦)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지금은 쇠락한 포구에 불과하지만 예단포는 한때 영종도에서 가장 번잡하고 부유했던 마을이다. 조기 파시가 이곳에서 섰고 각종 어선들이 기항을 하면서 사람과 돈이 늘 넘쳐났다고 한다. 

구한말 고종 때의 호구 기록에 의하면 예단포의 가구수는 125호로서 지금의 인구기준으로 약 400여 명이 거주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어획량이 번창하던 1930년대엔 가구수가 200호에 달했고 중선도 100여 척이었다고 전해진다. 일제시대에는 꽤나 번성한 마을로서 경찰서 주재소가 있어 무의도와 용유도까지 관할했다는 기록도 있다. 그러나 요즘은 집과 상점들이 하나 둘씩 사라지며 시간이 멈춘 듯 한적하게 보이는 풍경이다 

 

 

 

바다는 

                 - 용혜원-

 

밀물로 몰려드는 사람들과
썰물로 떠나는 사람들 사이에
해변은 언제나
만남이 되고
사랑이 되고
이별이 되어 왔다.

 

똑같은 곳에서
누구는 감격하고
누구는 슬퍼하고
누구는 떠나는가?

 

감격처럼 다가와서는
절망으로 부서지는 파도

 

누군가 말하여 주지 않아도
바다는
언제나 거기 그대로 살아 있다.

 

 

바닷가에서

                   - 정호승-

 

누구나 바닷가 하나씩은 자기만의 바닷가가 있는게 좋다
누구나 바닷가 하나씩은 언제나 찾아갈 수 있는
자기만의 바닷가가 있는 게 좋다
잠자는 지구의 고요한 숨소리를 듣고 싶을 때
지구 위를 걸어가는 새들의 작은 발소리를 듣고 싶을 때
새들과 함께 수평선 위로 걸어가고 싶을 때
친구를 위해 내 목숨을 버리지 못했을 때
서럽게 우는 어머니를 껴안고 함께 울었을 때
모내기가 끝난 무논의 저수지 둑 위에서
자살한 어머니의 고무신 한 짝을 발견했을 때
바다에 뜬 보름달을 향해 촛불을 켜놓고 하염없이
두 손 모아 절을 하고 싶을 때
바닷가 기슭으로만 기슭으로만 끝없이 달려가고 싶을 때
누구나 자기만의 바닷가가 하나씩 있으면 좋다
자기만의 바닷가로 달려가 쓰러지는게 좋다

 

 

 

하늘에게 -이생진-

 

하늘이여
바다 앞에서
너를 쳐다보지 않는 것을
용서하라

하늘이여
바다는 살았다고 하고
너는 죽었다고 하는 것을 용서하라

너의 패배한 얼굴을
바다 속에서 더 아름답게
건져 내는 것을
용서하라

그 오만한 바다가
널 뜯어먹지 않고
그대로 살려준 것을 보면
너도 바다의 승리를
기뻐하리라

하늘이여
내가 너를
바다 속에서 보는 것을
용서하라 

 

 

그리운 바다 성산포 4  

                                - 이생진 -

 

살아서 고독했던 사람 그 사람 빈자리가 차갑다
아무리 동백꽃이 불을 피워도 살아서 가난했던 사람 그 사람 무덤이 차갑다

 

나는 떼어놓을 수 없는 고독과 함께 배에서 내리자마자
방파제에 앉아 술을 마셨다  해삼 한 토막에 소주 두 잔
이 죽일 놈의 고독은 취하지 않고 나만 등대 밑에서 코를 골았다 

 

술에 취한 섬 물을 베고 잔다  파도가 흔들어도 그대로 잔다

 

저 섬에서 한달만 살자  저 섬에서 한달만 뜬 눈으로 살자
저 섬에서 한달만 그리운 것이 없어질 때까지 뜬 눈으로 살자 

 

성산포에서는 바다를 그릇에 담을 순 없지만 뚫어진 구멍마다 바다가 생긴다
성산포에서는 뚫어진 그 사람의 허구에도 천연스럽게 바다가 생긴다

 

성산포에서는 사람은 슬픔을 만들고 바다는 슬픔을 삼킨다
성산포에서는 사람이 슬픔을 노래하고 바다가 그 슬픔을 듣는다

성산포에서는 한 사람도 죽는 일을 못 보겠다
온 종일 바다를 바라보던 그 자세만이 아랫목에 눕고
성산포에서는 한 사람도 더 태어나는 일을 못 보겠다
있는 것으로 족한 존재 모두 바다를 보고있는 고립
성산포에서는 주인을 모르겠다  바다 이외의 주인을 모르겠다 

 

바다는 마을 아이들의 손을 잡고 한 나절을 정신없이 놀았다
아이들이 손을 놓고 돌아간 뒤 바다는 멍하니 마을을 보고 있었다
마을엔 빨래가 마르고 빈집 개는 하품이 잦아았다
밀감나무엔 게으른 윤기가 흐르고 저기 여인과 함게 탄 버스엔
덜컹덜컹 세월이 흘렀다

 

살아서 무더웠던 사람 죽어서 시원하라고 산 꼭대기에 묻었다
살아서 술 좋아하던 사람 죽어서 바다에 취하라고 섬 꼭대기에 묻었다
살아서 가난했던 사람 죽어서 실컷 먹으라고 보리밭에 묻었다
살아서 그리웠던 사람 죽어서 찾아가라고 짚신 두 짝 놔 두었다 

 

삼백육십오일 두고 두고 보아도 성산포 하나 다 보지 못하는 눈
육십평생 두고 두고 사랑해도 다 사랑하지 못하고 또 기다리는 사람

 

 

겨울바다에 가는 것은
                          - 양병우


겨울바다에 가는 것은
바로 나를 만나러 가는 것이다

고독을 만나러 가는 것이고
자유를 느끼기 위해 가는 것이다

동굴 속에 머물러 지내다가
푸른 하늘을 보러 가는 것이다

겨울 바다에 가는 것은
갈매기 따라 날고 싶기 때문이다

시린 바닷바람 가슴 가득히 마셔
나를 씻어내고 싶어 가는 것이다.

 

▲ 예단포에서 ⓒ 2011 한국의산천

 

낮잠  -이생진-

 

술에 취한 섬
물을 베고 잔다
파도가 흔들어도
그대로 잔다 

 

 

술을 마실 때에도 바다옆에서 마신다
나는 내말을 하고 바다는 제 말을 하고
술은 내가 마시는데 취하기는 바다가 취한다   - 詩 그리운 바다 성산포에서 中 - 

 

 

수평선

                     -이생진-

맨 먼저
나는 수평선에 눈을 베었다
그리고 워럭 달려든 파도에
귀를 찢기고
그래도 할 말이 있느냐고 묻는다
그저 바다만의 세상 하면서
당하고 있었다
내 눈이 그렇게 유쾌하게
베인 적은 없었다
내 귀가 그렇게 유쾌하게
찢긴 적은 없었다 

 

 

술에 취한 바다성산포에서는
남자가 여자보다
바다에 가깝다
나는 내 말만 하고
바다는 제 말만 하며
술은 내가 마시는데
취하긴 바다가 취하고


성산포에서는
바다가 술에
더 약하다 -이생진-

 

 

물떼샌가 도요샌가
긴 발로
뻘에 무릎까지 빠진 사람은
생물로 치지 않는다는 듯이
팔 길이 갓 벗어난 곳에서 갯벌을 뒤지고 있다.
바지락 하나가 잡혀 나온다.
다 저녁때
바지락조개들만
살다 들키는 곳. (소유언시-황동규- 중에서)

 

 

바다에서 돌아오면

                          -이생진-

 

바다에서 돌아오면

가질 것이 무엇인가
바다에선 내가 부자였는데
바다에서 돌아오면

가질 것이 무엇인가
바다에선 내가 가질 것이
없었는데

날아가는 갈매기도
가진 것이 없었고
나도 바다에서

가진 것이 없었는데
바다에서 돌아가면
가질 것이 무엇인가 

 

 

진정한 여행
       
                    나짐 히크메트

 
가장 훌륭한 詩는 아직 씌여지지 않았다.
 

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아직 불려지지 않았다.
최고의 날들은 아직 살지 않은 날들
 

가장 넓은 바다는 아직 항해되지 않았고
가장 먼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불멸의 춤은 아직 추어지지 않았으며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별
 

무엇을 해야 할 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그 때 비로소 진정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
 

어느 길로 가야할 지 더 이상 알수 없을 때
그 때가 진정한 여행의 시작이다.

 

▲ 앞서서 달리는 라이더의 배낭을 보고 열심히 살아야 하는 이유를 찾았다 ~ ㅋ ⓒ 2011 한국의산천

 

나는 떼어놓을 수 없는 고독과 함께 배에서 내리자마자
방파제에 앉아 술을 마셨다 해삼 한 토막에 소주 두 잔
이 죽일 놈의 고독은 취하지 않고 나만 등대 밑에서 코를 골았다

 

 

술에 취한 섬 물을 베고 잔다 파도가 흔들어도 그대로 잔다

저 섬에서 한달만 살자 저 섬에서 한달만 뜬 눈으로 살자
저 섬에서 한달만 그리운 것이 없어질 때까지 뜬 눈으로 살자

 

 

무명도(無名島)

 

저 섬에서
한 달만 살자
저 섬에서
한달만 살자
저 섬에서
한 달만
그리운 것이
없어질 때까지
뜬 눈으로 살자 -이생진-   

 

 

그리운 바다

                   -이생진-

 

내가 돈보다 좋아하는 것은
바다
꽃도 바다고 열매도 바다다

나비도 바다고 꿀벌도 바다다
가까운 고향도 바다고
먼 원수도 바다다

내가 그리워 못 견디는 그리움이
모두 바다 되었다
끝판에는 나도 바다 되려고
마지막까지 바다에 남아 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바다가 삼킨 바다
나도 세월이 다 가면

바다가 삼킨 바다로
태어날 거다

 

▲ 진정한 여행은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야를 갖는 것이다 ⓒ 201 한국의산천

 

 

 

  여울처럼 지나간 날들의 후회스런 시간들 끊임없이 삶의 고난과 마주치며 외로운 궤적을 밟고 온 세월, 뛰어넘어도 상관없을 지나간 공백의 시간, 삶에 진공이 생길 때 그 자리를 채우는 것은 나태와 자폐뿐이다.  

  삶은 조여진 줄처럼 긴장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완벽하게 경직되어 있기만 한다면 그 생 또한 쉽게 부서지기 쉽다.  삶을 시행착오 없이 살기란 힘들다. 착오는 시간의 낭비를 가지고 오지만 어쩔도리가 없다. 미래를 살아보지 않는 한 수레바퀴 돌 듯 쉬지않고 진행되는 일상을 정지 시킬 방법은 부재하다. 후회하면서도 살아보는 수밖에 없다.  

그것은 마치 미답의 산을 처음 오르려는, 그래서 정상에는 무엇인가 기대할 만한 것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하는 산행과 동질성을 띤다. 삶을 돌아본다는 것은 미지의 산을 향해 한발 한발 걸어나간 족적을 헤아려 보는 회상과 다를바 없다. 우리는 후회하면서 살아간다. 그것이 인생이다  -바람으로 남은 사람들 중에서-

 

▲ 우리는 이제 영종도를 떠나고 있습니다 ⓒ 2011 한국의산천

 

 그간 어떻게 살아왔나 이제는 정상을 염두에 둘 필요는 없다. 오를만큼 오르는거야. 지쳐 더이상 오르지 못하겠다면 돌아서며 그곳이 자기가 선택한 종착지라고 생각하면 그만이야 , 삶 또한 그렇게 살아야해. 자신의 영혼이 잘 따라오나 뒤를 돌아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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