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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친호흡 몰아쉬며 ^^ 굽이치는 산맥넘어 손의 자유, 발의 자유, 정신의 자유를 찾는다. 기억은 희미해지기에 이곳에 기록을 남긴다
MTB등산여행

가을의전설 아침가리

by 한국의산천 2010. 10. 26.

가을의전설 아침가리 [2010 · 10 · 24 · 아침가리골 풍경]

 

기억하는 사람이 있는 한 사라지지 않는 것이 역사라는 이름의 장강대하일 것이다.

그러나 기억하는 것만으로는 안 되니, 기억 또한 사라져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반드시 있어야만 하는 것이 그 기억을 적어두는 기록이다. 

무딘 붓의 기록이 총명함을 이긴다(鈍筆勝聰). 그렇기에 오늘도 이렇게 남긴다.

 

자징구 타고 높은 山을 오르고 넓은 들판을 달린다.

 

손의 自由
발의 自由
정신의 自由를 느끼며... 
 

20여km의 아침가리 계곡(조경동)을 따라 오르며 구룡덕봉, 응복산, 가칠봉, 갈전곡봉 등 해발 1,200m가 넘는 준봉들이 이어지는 구룡덕봉 삼거리 월둔고개를 넘어 월둔리로 내려왔습니다 그렇게 가을속으로 달렸습니다 (산길 24km + 도로 5km  : 총 29k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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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정한 여행은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야를 갖는 것이다. - 마르쉘 프루스트- ⓒ 2010 한국의산천

 

라이딩을 다녀오면 특별히 오랜 여운으로 가슴에 남는 곳이 있다. 아침가리골의 가을 역시 가슴속 깊이 ...

서울에서 속초까지 라이딩과 서울에서 해남 땅끝까지의 라이딩이 그랬다. 제일 뜨거운 태양을 머리에 이고 달리던 멀고 먼길. 그리고 이번에 다녀온 인제 방태산 아침가리골.

아침가리골에 지는 가을...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풍광을 거침없이 보여주었다. 그곳에 함께 다녀온 벗들이 새삼 그립습니다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중략-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 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윤일 ◀경재  ◀산천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스라이 멀 듯이.     

 

▲ 멀리 보이는 은사시나무? 자작나무? 군락이 아름답다 문득 정비석님의 산정무한이 떠오른다 ⓒ 2010 한국의산천

비로봉 동쪽은 아낙네의 살결보다도 흰 자작나무의 수해(樹海)였다. 설자리를 삼가, 구중심처(九重深處)가 아니면 살지 않는 자작나무는 무슨 수중 공주(樹中公主)이던가!

 

   

 

 

가을 이야기

             - 고은영 -
        
아련한 기억
먼 그리움
데리고 오는 가을 밤은

 

만삭의 보름달
어둠 타고
사랑만 고집하는
붉은 가슴
 
두루두루
인간의 동네에서
정 염을 불태우다가

 

성황당 고갯마루
잔가지에 걸려
밤새 울음 울어 
토해낸 퀭한 무채색 빈속

 

서글픈 뒷이야기만
소리없이 눈물 흘리며
바람에 쓸쓸하게 서성대더라.

 

▲ 아침가리에 있는 농가 ⓒ 2010 한국의산천

조경동의 원명은 아침가리로, 한자로 표기하여 아침 조(朝), 밭갈 경(耕) 자를 써서 조경동(朝耕洞)이 되었다. 아침가리란 산이 높고 험해서 아침에 잠시 밭을 갈 정도의 해만 비치고 금세 져버릴 만큼 첩첩산중이라 해서 지어졌다. 봄이면 수만평에 이르는 지역이 야생화 천국이다.

 

▲ 지금은 폐교가 되어버린 방동국교 조경분교 ⓒ 2010  한국의산천

어느길로 가던 아침가리로 가는 길은 높은 고개를 넘거나 길고 긴 물살을 헤치며 계곡 따라 들어와야 하는 곳이기에 아직은 천혜의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곳이다. 아침가리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기에 전봇대가 없으며 휴대폰은 아예 고개를 넘어서며 불통이다. 계곡 계곡마다 끊어진 다리가 자연으로 돌아가려는듯 서서히 잠식되어가고 오직 천천히 걸을 수 밖에 없는 느림의 미학만이 존재할 뿐이다

 

▲ 열개가 넘는 다리가 있지만 온전한 상태의 교량은 거의 없다. 모두가 물살에 끊긴 채로 자연상태로 되돌아가고 있는중이다 ⓒ 2010 한국의산천   

  

▲ 힘차게 패달을 저어라! 그렇지 않으면 빠질것이다 그리고 한숨을 돌려라 ⓒ 2010 한국의산천

 

  

천하에 수목이 이렇게도 지천으로 많던가! 박달나무, 엄나무, 피나무, 자작나무, 고로쇠나무 . 나무의 종족은 하늘의 별보다도 많다고 한 어느 시의 구절을 연상하며 고개를 드니, 보이는 것이라고는 그저 단풍 뿐, 단풍의 산이요, 단풍의 바다다. [산정무한中에서] 

 

 

 

▲ 끊어진 다리 옆으로 계류를 건너야 하는 지점이 많다. 지금은 갈수기 이기에 계류를 건너기가 쉬운편이다 ⓒ 2010 한국의산천

▲ 아무리 달려도 그길이 그길같은 온천지가 단풍 천국이었다 ⓒ 2010 한국의산천  

▲ 끊어진 다리 아래 물이 흐르는 교각 사이로 길을 이어가야하는 까다로운 곳이다 ⓒ 2010 한국의산천 

 

만학천봉(萬壑千峯)이 한바탕 흐드러지게 웃는 듯, 산색(山色)은 붉은 대로 붉었다. 자세히 보니, 홍만도 아니었다. 청(靑)이 있고, 녹(錄)이 있고, 황(黃)이 있고, 등(登)이 있고, 이를테면 산 전체가 무지개와 같이 복잡한 색소로 구성되었으면서, 얼른 보기에 주홍(朱紅)만으로 보이는 것은 스펙트럼의 조화던가? 

 

 

  

 

 

  

▲ 잔차를 들고 가고, 끌고 가고, 메고 가고... 들·끌·메 3종 종합 선물세트 코스인 아침가리골 ⓒ 2010 한국의산천 

   끌바... 잔차를 끌고 가는 일이란 고도의 테크닠(?)이 필요한 기술이다. ㅎ 

 

 

  

▲ 굽이지며 흐르는 내린천 상류. 홍천강으로 합류하게 된다 ⓒ 2010 한국의산천  

 

▲ 유명한 홍천 은행나무숲에도 들렸습니다 ⓒ 2010 한국의산천    

▲ 물을 건너고 산 넘어 함께 달린 경재생각님 , 윤일님 , 그리고 저 한국의산천 ⓒ 2010 한국의산천

 

▲ 아름다운 날들 멈출 수 없는 가을은 그렇게 가고있다 ⓒ 2010 한국의산천

 

얼마전 서울에서 해남 땅끝까지 500km 라이딩 할때 해남 근처 도로 옆 길가 과수원 천막에서 포도를 사먹는데 쥔장 할머니가 말씀 하셨다.

할머니 : " 어디서 왔어?" "

우 리 : "서울에서 출발했어요" 

할머니 : "미쳤어 미쳤어 여기 미친눔들 자징거 타고 가끔와...미친눔들"...

우 리 : " 예~에 차가 없어서 잔차타고 땅끝 왔어요 ㅎ다음에 차 사면 차타고 올께요 ㅎ"   

 

방태산 자연휴양림 방동약수에서 출발하여 아침가리골을 타고 구룡덕봉 삼거리 월둔고개에 올라 월둔교~ 살둔마을까지 라이딩을 마치고 은행나무숲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산길 24km + 도로 5km  : 총 29km ) 

 

  

참고 : 아침가리골 라이딩 보기  

방동약수 출발 조경동으로 >> http://blog.daum.net/koreasan/15604771

아침가리 그 단풍속으로 >>>  http://blog.daum.net/koreasan/15604770

무너져내린 다리 저편으로 >> http://blog.daum.net/koreasan/15604769

다른사람과 함께 가는 길 >>> http://blog.daum.net/koreasan/15604768

방태산 월둔고개 오르기> >>> http://blog.daum.net/koreasan/15604767

월둔고개에서 월둔교로 >>>>  http://blog.daum.net/koreasan/15604766

홍천 은행나무숲 탐방하기>>> http://blog.daum.net/koreasan/15604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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