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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친호흡 몰아쉬며 ^^ 굽이치는 산맥넘어 손의 자유, 발의 자유, 정신의 자유를 찾는다. 기억은 희미해지기에 이곳에 기록을 남긴다
MTB등산여행

MTB 너에게 이르기 위하여

by 한국의산천 2010. 5. 23.

너에게 이르기 위하여 나는 달린다. [2010 · 5 · 23 · 비 내리는 일요일 · 한국의산천 http://blog.daum.net/koreasan]

 

진실로 너에게 이르기 위하여
나는 이 삭막한 空虛로 되돌아서야 한다

 

지금도 비가 내립니다. 추억처럼..... 

 

-빨리 가려면 혼자 길을 떠나고, 멀리 가려면 함께가라 -

저는 오늘 빨리도 아닌 멀리도 아닌 길을 이슬비 맞으며 혼자 달렸습니다. 비로 인해 친구들과의 소리산 라이딩 계획이 취소되었기 때문입니다.

 

▲ 출발지 호수공원은 조용하기만 합니다  ⓒ 2010 한국의산천

언제나 습관처럼 6시에 일어나니 집사람이 더 자란다. 비가 많이 내린다네... 다시 잠을 청하여 8시에 일어났다. 더 이상은 잠이 안오기에...

배낭을 꺼내어 준비한다

mtb용 우의를 꺼내어 입고 바나나2개, 캔맥주 하나, 물 한병 초코릿 2개를 가지고 집을 나섰다. 집사람이 놀라고 걱정한다.

친구들은 쉰다는데 혼자가?

걱정마세요, 이런 날씨가 잔차 타기는 더 좋아요~~~ 할일 없으면 대낮부터 친구들과 한잔하고, 거실에서 뒹굴거리며 TV 리모컨 만지작거리는거 정말 싫어,

    

▲ 장수동 넘어가는 고갯길 도로도 한산하다 ⓒ 2010 한국의산천

오래 전에 구입한 mtb용 우의를 아주 유용하게 오늘 입었다. 지난 가을 비가 아주 많이 내리던날 대회에서 입을 기회기 있었지만 친구가 우의를 준비 안했기에 나도 그냥 비를 맞고 달렸다.    

 

▲ 어라 인천대공원도 한산하네? ⓒ 2010 한국의산천

일요일에 비가 내리면 그건 스트레스다

일요일에 비가 내리면 페닉상태에 빠진다.

일요일에 비가 내리면

.

.

.

우비 입고 달리면 되는거야 아주 간단해~~~

비에 젖을것이 뭐있어?

비옷 입고 달리며 굳이 비가 옷속으로 파고 들어도 우리의 몸은 고어텍스보다 더 좋은 스킨이야

 

폭우도 절대로 우리 피부 속으로 들어 올수없어

우리 피부는 땀은 밖으로 배출시키고 물은 절대로 들어 올 수 없는 누구도 만들수 없는 최첨단의 방수소재야

 

▲ 얼레? 사람이 진짜 없네?  ⓒ 2010 한국의산천  

▲ 사람을 만났다 ⓒ 2010 한국의산천

아니 사람을 봤다. 사람이 좋고 때로는 사람이 싫다. 하지만 그래도 사람은 사람을 만나며 살아야 한다

사람.......살다보며 보딪혀보면 좋다가도 좋치않타 ㅎ

사람과 사람사이에는 적당한 간격이 있어야 한다.

  

▲ 비는 내려도 여기까지는 좋았지 ⓒ 2010 한국의산천

비가 내리기에 뒷바퀴 위에 물받이를 설치하고 라이딩을 시작했습니다. 오늘같은 날에는 요긴한 장비입니다

위에 입은 우의는 얇은 반투명원단으로 부드러우며 스판도 되며 방수가 되어 오늘 입은 소감 . 아주 짱이야~~~

  

 

너에게 이르기 위하여                                      

                             - 김장호 -

너에게 이르기 위해서는
네게서 떠나야 한다.

 

기슭에서 바라보는 유연한 산줄기,
두멧자락 시누대밭머리로 아아라이 뻗어나간
등성이 너머 뭉게구름 피어나고,
산새 소리 잦아지자
삽시간에 골을 굴 속에 가두어넣는
억수같은 빗줄기,
하늘과 땅을 한 손에 동강내는 천둥벼락,
걷어 가는 안갯발 사이
근접할 수 없는 위엄으로
어느새 저만치 우뚝 솟아 손짓하는 봉우리,
그 너머로 번지는 황홀한 저녁 노을,
속살 쏟아지는 밤하늘의 보석들.

 

너에게 이르기 위해서는
네 아름다움에서 떠나야 한다.

 

송화가루 날리는 골짜기를 헤치면
더덕내음 파도처럼 싣고 오는
골안개 사이로 눈뜨는 시냇물,
발 아래 간들거리는 한점 메나리,
죽 죽 善意처럼 뻗는 자작나무,
가지 사이 쳐다보는 벼랑 위에
학춤 추는 두어그루 老松, 그 아래
산의 품은 너그럽구나, 어느 날
마음 내키는 날, 영 눈감고 드러누울 수 있는
양지 바른 억새밭의 自由.

 

네 품에서 떠나야 한다
너에게 이르기 위하여.

 

키를 넘는 눈구렁,
천길 머리 위로 파랗게
가슴 설레는 意志의 氷瀑,
갈기 날리며 치닫는 매몰찬 바람 소리,


그 감동의 연원에서 떠나야 한다
너에게 이르기 위하여.


네 아름다움을 한폭의 그림으로 그려내어본들
그 그림, 네가 주는 감동만 붙안고는
네 정수리, 그 상상봉으로 헤쳐둘 수가 없기 때문이다.

차라리 五萬分之一地圖 한 장을 펴들고 너를 대하면 거기,
二次元 平面위에 환원되는 點과 線의 記號밭,
無聊한 黑白의 네모판,
기슭에서 바라보던 네 아름다움도 웅장함도 마침내
구름위에서 내다보는 매마른 갯바닥의 금이다.

하늘은 어디가고, 햇살이며 빗줄기며
안개, 산새소리, 물소리, 저녁 노을은 모두 어디 갔는가.
바람 한줄기, 낙엽 한 잎, 다람쥐 한 마리, 눈부신 雪景,
自由의 空間도 거기에는 없다.

 

진실로 너에게 이르기 위하여
나는 이 삭막한 空虛로 되돌아서야 한다,

 

멀리서 아니 높이에서 아니 밖에서
너에게는 등을 돌린 채.
꿈속에서 깨어나듯 地圖한 장을 펼쳐들고 앉으면
목욕에서 돌아오는 누이의 세수 비누에 엉긴
머리카락같은 計曲線 오라기를 따라
그 어깨죽지에 앉은 새침한 點,
댓닢 포갠 듯 촘촘한 목덜미 雪溪를 거슬러
뭉긋한 귓바퀴로 빠진 緩斜面을 밟아라,
귀뿌리 鞍部를 거쳐 뽀얀 가리마의 主稜線에서는
登山靴도 숨가쁘다, 마침내
소용돌이가 끝나는 한가운데 標高點에 올라서면
杳杳한 세계,거기

그렇다, 아름다운 것, 웅대한 것, 진실로


네 발치로 돌아오기 위하여
나는 네게서 떠나야 한다.

 

차라리 눈을 감고
즈믄날 塔을 돌 듯
한장의 虛無로 되돌아서야 한다

 

너에게 이르기 위하여.

 

▲ 시흥 생태공원으로 가는 길은 그야말로 진흙 투성이였다 ⓒ 2010 한국의산천

피하지 말라 !

여러명이 왔다면 의견이 분분하여 이길을 돌아 갔을지도 모르지만 혼자이기에 나는 간다

나는 이길을 가고 싶었기에 페달을 저었지만 가다가 서버렸다. 진흙으로 인해 바퀴가 굴러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잔차에서 내려서 진흙탕을 밟으며 저벅 저벅 과감하게 끌고 갔다.

달인이나 고수가 되는 과정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것은 모든 상황을 직접 몸으로 부딪치며 그 난관을 극복해 나가며 경험을 쌓았다는 것이다.

   

▲ 짧은 구간이지만 멋지고 큰 경험을 했다. 진흙으로 범벅이된 바퀴는 굴러가지를 않고 끌바를 하느라 신발은 엉망이다 ⓒ 2010 한국의산천 

▲ 사랑을 더 해주고 싶은 나의 잔차 "바람의 자유" ⓒ 2010 한국의산천

험하게 달릴수록, 힘들게 달릴수록, 몰골이 험해질수록 나는 나의 애마" 바람의 자유"를 더 사랑할것이다.

 

걱정이 되었다.

만약에 이대로 집에 들어 간다면 집사람이 기겁을 할것이다. 그래 걱정은 집앞에서 하자. 미리 걱정하며 살 필요는 없다. 

달리면 흙은 저절로 떨어질것이다.

 

▲ 겨울에는 눈이 달라 붙어서 끌바를 해야했던 광덕산에서 ⓒ 2010 한국의산천 

 

▲ 쌩얼로 달려라 ⓒ 2010 한국의산천

먼지도 안나고 차량 공해도 없고 햇빛도 없는 잔차타기의 3요소가 딱 맞아 떨어지는 달리기 너무 좋은 날입니다

  

▲ 살면서 걱정은 미리 하지 말자 ⓒ 2010 한국의산천

진흙 범벅이 된 잔차를 가지고 집에 어떻게 들어 가나 했는데 마침 물이 나오는 수돗가가 있기에 잠시 세차를 했다.

세차를 하기전에 물맛을 봤다. 짠물이 아닌 수돗물이기에 물을 뿌렸다. 잔차도 세차를 하고 신발 신은채로 발도 씻었다

 

 

▲ 그래도 부지런한 등산객들은 벌써 산에 오르고 내려와서 원두막을 하나씩 차지하고 식사를 하고 있다 ⓒ 2010 한국의산천 

 

 

▲ 아카시 꽃이 활짝펴 그 향기 가득한 들길을 달렸습니다 ⓒ 2010 한국의산천   

▲ 뒷바퀴의 흙받이와 우의는 오늘 라이딩의 1등 공신이었습니다 ⓒ 2010 한국의산천

뒷바퀴 흙받이를 설치하고 라이딩을 하고 난후 등쪽과 힙 그리고 배낭에 흙과 물이 전혀 튀지 않았습니다.

흙받이는 클립스타일로 설치하는데 어렵지 않으며 30초~1분정도 소요됩니다  

 

▲ 잔차 세차후 늦은 점심 먹기 ⓒ 2010 한국의산천

  

 

 

▲ 아카시 꽃향기 가득한 길을 달렸습니다 ⓒ 2010 한국의산천 

▲ 찔레꽃과 소금창고 ⓒ 2010 한국의산천

오랜 시간을 지나며 서서히 허물어져 내리는 바람의 통로가 되어버린 소금창고

오늘도 달렸다 바닷가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또 내 가슴으로 부터 빠져나간 빈 바람소리를 들으며 한나절을 달렸다.

소금창고 빛나던 소금은 다 어디가고 이제는 바람의 통로가 되었구나.  

 

▲ 아카시 꽃이 만발하여 그 향긋한 꽃향기가 가득한 길에서 ⓒ 2010 한국의산천   

 

 

 

▲ 셀프 세차장에 들러 세차하기 ⓒ 2010 한국의산천

비오는 날에는 대부분 세차장이 쉬기에 영업하는 세차장을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셀프세차장에 차 한대를 가지고 나와서 온가족이 나와서 세차를 하는? 그것도 비 오는날에 ... 행복 가득한 가족이다

그 옆에서 내가 잔차를 세차하니 멍하니 어이없는 표정으로 쳐다본다 하하하 욲끼나요? ㅎ

그래 내가 생각해도 내가 욲껴요 ㅎㅎㅎ 속으로 웃고 말았다. 

  

▲ 진흙으로 덮였던 구석 구석 모두 물로 씻어 내렸다. ⓒ 2010 한국의산천

사람이던 사물이던 사랑하는 만큼 사랑하게 된다.

집에가서 바닥에 신문지 깔고 칫솔로 필요한 곳에 기름칠을 해야겠다.   

 

▲ 잠시 은행에 들러 볼일을 보고 이슬비 뿌리는 휴일 53km를 마감합니다 ⓒ 2010 한국의산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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