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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친호흡 몰아쉬며 ^^ 굽이치는 산맥넘어 손의 자유, 발의 자유, 정신의 자유를 찾는다. 기억은 희미해지기에 이곳에 기록을 남긴다
MTB등산여행

자전거와 더불어 행복한 세상

by 한국의산천 2018. 5. 1.

5월 1일 (화요일)

자전거와 더불어 행복한 세상


싱그러운 오월의 첫날 오후

가볍게 아라뱃길을 달렸다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나고

자전거 동호인은 자전거 길에서 만난다


반가운 얼굴들을 만났다

연두빛 봄 풍경이 내 가슴에 스민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두루 사시를 두고

자연이 우리에게 내리는 혜택에는 제한이 없다.

그러나 그 중에도 그 혜택을 풍성히 아낌없이 내리는 시절은 봄과 여름이요,

그 중에도 그 혜택을 가장 아름답게 나타내는 것은 봄,

봄 가운데도 만산에 녹엽이 싹트는 이 때일 것이다.


눈을 들어 하늘을 우러러보고 먼 산을 바라보라.

어린애의 웃음같이 깨끗하고 명랑한 5월의 하늘,

나날이 푸르러 가는 이 산 저 산,

나날이 새로운 경이를 가져오는 이 언덕 저 언덕,

그리고 하늘을 달리고 녹음을 스쳐 오는 맑고 향기로운 바람. 



땅 위의 모든 길을 다 갈 수 없고

땅 위의 모든 산맥을 다 넘을 수 없다 해도,

살아서 몸으로 바퀴를 굴려 나아가는 일은 복되다.



오월의 유혹 

                 - 김용호

 

곡마단 트럼펫 소리에
탑은 더 높아만 가고 

 

유유히
젖빛 구름이 흐르는
산봉우리

 

분수인 양 쳐오르는 가슴을
네게 맡기고, 사양에 서면 

 

풍겨오는 것
아기자기한 라일락 향기 

 

계절이 부푸는 이 교차점에서
청춘은 함초롬히 젖어나고 

 

넌 이브인가
푸른 유혹이 깃들여
감미롭게 핀 

 

황홀한
오월


▲ 굴포천을 따라서 아라뱃길로...

29878

신비라는 말은 머뭇거려지지만,

기진한 삶 속에도 신비는 있다.

 

오르막길 체인의 끊어질 듯한 마디마디에서,

기어의 톱니에서, 뒷바퀴 구동축 베어링에서,


생의 신비는 반짝이면서 부서지고

새롭게 태어나서 흐르고 구른다.


땅 위의 모든 길을 다 갈 수 없고

땅 위의 모든 산맥을 다 넘을 수 없다 해도,

살아서 몸으로 바퀴를 굴려 나아가는 일은 복되다.



봄 시내

                     - 이원수


마알가니 흐르는 시냇물에
발벗고 찰방찰방 들어가 놀자.


조약돌 흰모래 발을 간질이고
잔등엔 햇볕이 따스도 하다.


송사리 쫓는 마알간 물에
꽃이파리 하나둘 떠내려온다.
어디서 복사꽃 피었나 보다.




다시 오는 봄

                          - 도종환


햇빛이 너무 맑아 눈물납니다.
살아있구나 느끼니 눈물납니다.
기러기떼 열지어 북으로 가고
길섶에 풀들도 돌아오는데
당신은 가고 그리움만 남아서가 아닙니다.
이렇게 살아있구나 생각하니 눈물납니다.



우리가 비록 빈한하여

가진 것이 없다 할지라도,

우리는 이러한 때 모든 것을 가진 듯하고,


우리의 마음이 비록 가난하여 바라는 바,

기대하는 바가 없다 할지라도,

하늘을 달리어 녹음을 스쳐 오는 바람은

다음 순간에라도 곧 모든 것을 가져올 듯하지 아니한가?

- 신록예찬 중에서 -



봄이 그냥 지나요

                                       - 김용택


올 봄에도
당신 마음 여기 와 있어요
여기 이렇게 내 다니는 길가에 꽃들 피어나니
내 마음도 지금쯤
당신 발길 닿고 눈길 가는 데 꽃피어날 거예요


생각해 보면 마음이 서로 곁에 가 있으니
서로 외롭지 않을 것 같아도
우린 서로
꽃보면 쓸쓸하고
달보면 외롭고
저 산 저 새 울면
밤새워 뒤척여져요
마음이 가게 되면 몸이 가게 되고
마음이 안 가더래도
몸이 가게 되면 마음도 따라가는데
마음만 서로에게 가서
꽃피어나 그대인 듯 꽃 본다지만
나오는 한숨은 어쩔 수 없어요


당신도 꽃산 하나 갖고 있고
나도 꽃산 하나 갖고 있지만
그 꽃산 철조망 두른 채
꽃피었다가
꽃잎만 떨어져 짓밟히며
새 봄이 그냥 가고 있어요




봄밤

                       - 김용택


말이 되지 않는
그리움이 있는 줄 이제 알겠습니다
말로는 나오지 않는 그리움으로
내 가슴은 봄빛처럼 야위어가고
말을 잃어버린 그리움으로
내 입술은 봄바람처럼 메말라갑니다
이제 내 피는
그대를 향해
까맣게 다 탔습니다



봄꽃을 보니 - 김시천

 
봄꽃을 보니
그리운 사람 더욱 그립습니다


이 봄엔 나도
내 마음 무거운 빗장을 풀고
봄꽃처럼 그리운 가슴 맑게 씻어서
사랑하는 사람 앞에 서고 싶습니다
조금은 수줍은 듯 어색한 미소도
보여주고 싶습니다


그렇게 평생을
피었다 지고 싶습니다




님과 벗
                 - 김소월


벗은 설움에서 반갑고
님은 사랑에서 좋아라.
딸기꽃 피어서 향기(香氣)로운 때를
고초(苦草)의 붉은 열매 익어가는 밤을
그대여, 부르라, 나는 마시리.



모든 인간은 '역마'에 꿈을 어느 정도 안고 산다.

먼지와 소음에 뒤덮힌 일상을 훌훌 털어버라고

아무런 구애받음도 없이 산맥과 사막과 강물을

바람처럼 떠 돌고 싶을 때가 있을 것이다.


인간이 꿈꾸는 것은

아름다운 세상에 대한 근원적인 향수를

인간 모두가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 내가 사랑한 사람 내가 사랑한 세상 중에서



다시 봄에게

                  - 김남조
  
올해의 봄이여
너의 무대에서
배역이 없는 나는 내려간다
더하여 올해의 봄이여
네게 다른 연인이 생긴 일도
나는 알아 버렸어

 

어설픈지고
순정 그 하나로 눈흘길 줄도 모르는
짝사랑의 습관이
옛 노예의 채찍자국처럼 남아
올해의 봄이여
너의 새순에 소금가루 뿌리려 오는
꽃샘눈 꽃샘추위를
중도에서 나는 만나
등에 업고 떠나고 지노니
















푸른 오월

                       - 노천명


청자빛 하늘이
육모정 탑 위에 그린 듯이 곱고
연당 창포잎에 -
여인네 행주치마에 -
감미로운 첫 여름이 흐른다 

 

라일락 숲에
내 젊은 꿈이 나비같이 앉은 정오
계절의 여왕 오월의 푸른 여신 앞에
내가 웬일로 무색하구 외롭구나 

 

밀물처럼 가슴속으로 밀려드는 것을
어찌하는 수 없어
눈은 먼 데 하늘을 본다
긴 담을 끼고 외진 길을 걸으면
생각은 무지개로 핀다 

 

풀 냄새가 물큰
향수보다 좋게 내 코를 스치고
청머루순이 뻗어나오던 길섶
어디멘선가 한나절 꿩이 울고
나는
활나물 홋잎나물 젓갈나무 참나물 고사리를 찾던 -
잃어버린날이 그립구나 나의 사람아
아름다운 노래라도 부르자
아니 서러운 노래를 부르자

 

보리밭 푸른 물결을 외치며
종다리 모양 내 맘은
하늘 높이 솟는다.

 

오월의 창공이여
나의 태양이여






꽃을 보려면

                           - 정호승

 

꽃씨 속에 숨어있는
꽃을 보려면
고요히 눈이 녹기를 기다려라


꽃씨 속에 숨어있는
잎을 보려면
흙의 가슴이 따뜻해지기를 기다려라


꽃씨 속에 숨어있는
어머니를 만나려면
들에 나가 먼저 봄이 되어라


꽃씨 속에 숨어있는
꽃을 보려면
평생 버리지 않았던 칼을 버려라




자전거는 앞으로 나아가고,

가려는 몸과 가지 못하는 몸이 화해하는 저녁 

그 나아감과 멈춤이 오직 한 몸의 일이어서,

자전거는 땅 위의 일엽편주처럼 외롭고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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