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문학음악

나무처럼

한국의산천 2020. 7. 22. 16:43

장맛비 내리는 수요일

충북 음성 근처를 지나며

 

나무는 내일을 걱정하느라 오늘을 망치지 않았다.
소나무는 내일을 걱정하느라 오늘을 망치지 않았다. 방향을 바꾸어야 하면 미련 없이 바꾸었고, 그 결과 소나무는 오래도록 그 자리를 지키고 서 있다. 덕분에 사람들눈에 조금은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되었지만 그럼 어떤가.

천수천형. 천 가지 나무에 천 가지 모양이 있다는 뜻이다. 한 그루의 나무가 가진 유일무이한 모양새는 매 순간을 생의 마지막처럼 최선을 다한 노력의 결과다. 수억 년 전부터 지금까지 나무의 선택은 늘 '오늘'이었다.

 

나무는 평화의 기술자다. 세상 그 무엇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고 존재 자체로 휴식이 되고 작은 평안을 가져다준다.

 

나무처럼

​        - 오 세 영

나무가 나무끼리 어울려 살듯

우리도 그렇게 살 일이다

가지와 가지가 손목을 잡고

긴 추위를 견디어 내듯

나무가 맑은 하늘을 우러러 살듯

우리도 그렇게 살 일이다

잎과 잎들이 가슴을 열고

고운 햇살을 받아 안듯

나무가 비바람 속에서 크듯

우리도 그렇게 클 일이다

대지에 깊숙이 내린 뿌리로

사나운 태풍 앞에 당당히 서듯

나무가 스스로 철을 분별할 줄을 알듯

우리도 그렇게 살 일이다

꽃과 잎이 피고 질 때를

그 스스로 물러설 때를 알듯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간격

                 - 우 종 영( 나무 의사)


사람들은 말한다.
사람 사이에 느껴지는 거리가 싫다고...

하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적당한 간격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람에게는 저마다 오로지 혼자 가꾸어야 할 자기 세계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떨어져 있어서 빈 채로 있는 그 여백으로 인해 서로 애틋하게 그리워할 수 있게 된다

 

구속하듯 구속하지 않는 것
그것을 위해 서로를 그리워할 정도의 간격을 유지하는 일은 정말 사랑하는 사이일수록 꼭 필요하다

 

너무 가까이 다가가서 상처주지 않는 그러면서도
서로의 존재를 늘 느끼고 바라볼 수 있는 그 정도의 간격을 유지하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나무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도 서로간에 간격을 유지하는 일은 너무나 절실하다.

너무 두 그루가 너무 가깝게 붙어 있으면 그 나무들은 서로 경쟁하며 위로만 치닫게 된다.

조금이라도 높이 자라 햇볕을 더 많이 받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런 경쟁은 결국 서로를 망치는 길밖에 되지 않는다.

 

가지를 뻗고 잎을 내어 몸체 구석구석을 튼튼히 다져야 할 시기에.

위로만 자라다 보니 비정상적으로 가느다란 몸통만 갖게되기 때문이다.

그런 나무들은 나중에 약한 비바람에도 맥없이 쓰러지며,

그렇지 않더라도 비정상적인 수형을 감당하지 못해 결국 죽을 운명에 처하게 된다.

 

나는 나무들이 올곧게 잘 자라는 데 필요한 이 간격을 "그리움의 간격" 이라고 부른다

서로의 체온을 느끼고 바라볼 수는 있지만 절대 간섭하거나 구속할 수 없는 거리

그래서 서로 그리워 할 수 밖에 없는 거리...


- 우종영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 中

 

나는 나무에게서 인생을 배웠다

                 - 나무박사 우종영

 

겨울이 되면 가진 걸 다 버리고 앙상한 알몸으로 견디는 그 초연함에서
아무리 힘이 들어도 해마다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그 한결같음에서
평생같은자리에서 살아야하는 애꿏은숙명을 받아들이는 그 의연함에서
그리고 이땅의 모든 생명체와 더불어 살아가려는 그 마음 씀씀이에서
나는 내가 정말 알아야 할 사람의 가치들을 배운 것이다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

우종영<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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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족불욕(知足不辱) 만족할 줄 알면 욕됨이 없고,

지지불태(知止不殆) 그칠 줄 알면 위태롭지 않으니 

가이장구(可以長久) 오래도록 편안할 것이다.  - 노자 도덕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