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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친호흡 몰아쉬며 ^^ 굽이치는 산맥넘어 손의 자유, 발의 자유, 정신의 자유를 찾는다. 기억은 희미해지기에 이곳에 기록을 남긴다
MTB등산여행

[바람의노래]Don't forget to remember

by 한국의산천 2010. 11. 12.

[바람의노래] Don't forget to remem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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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시고기처럼 뼈대만 앙상하게 남아있는 소금창고 ⓒ 2010 한국의산천

 

너른 들판에 가시고기처럼 앙상한 기둥만 남은채 서있는 소금창고 

그곳에는 수없이 많은 바람이 지나간 세월의 길이 있다.

빈집을 무시로 드나드는 바람처럼 나는 오늘도 그렇게 이곳을 스쳐간다.

 


Don't Forget To Remember - Bee Gees

Oh,my heart won't believe
that you have left me
I keep telling myself that is true
I can get over anything you want, my love
But I can get myself over you
Don't forget to remember me
and the love that used to be
I still rember you
I love you
In my heart lies a memory
to tell the stars above
Don't forget tp remember me, my love

On my wall lies a photograph of you, girl
Though I try to forget you somehow
You're the mirror of my soul
So take me out of my love
Let me try to go no livin right now

Don't forget to remember me
and the love that used to be
I still remember you
I love you
In my heart lies a memory
to tell the stars above
Don't forger to remember me, my love

 

 

 

 

  

 

소금

        - 류시화-

소금이

바다의 상처라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소금이

바다의 아픔이란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세상의 모든 식탁 위에서

흰 눈처럼

소금이 떨어져내릴 때

그것이 바다의 눈물이라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 눈물이 있어

이 세상 모든 것이

맛을 낸다는 것을  (류시화 시집,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소금 인형

            - 류시화-

 

바다의 깊이를 재기 위해

바다로 내려간

소금인형처럼

 

당신의 깊이를 재기 위해

당신의 피 속으로

뛰어든

나는

 

소금인형처럼

흔적도 없이

녹아 버렸네

 

 

▲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자리하고 있는 소금창고와 잡초로 덮힌 폐염전 ⓒ 2010 한국의산천

 

소금 생산에 따른 이동과 보관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소금창고는 멀리도 가까이도 아닌 일정한 간격으로 세워져 있다.

너무 떨어져 있으면 알수가 없다. 너무 가까이 있으면 혼자만의 자유로움을 즐길 수 없다. 소금창고는 우리 인간에게 필요한 가까이도 아니고 멀지도 않은 적당한 간격을 가르쳐 주고 있다.  

 

▲ 함께 서 있으되 너무 가까이 서 있지 말라 ⓒ 2010 한국의산천 

 

현악기의 줄들이 같은 화음을 내면서도 혼자이듯이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기되 서로는 혼자있게 하라. 

 

서로의 가슴을 주되 서로 묶는 사슬이 되지 말라.

오직 신의 손길만이 너희 가슴을 품을 수 있다.

 

서로 잔을 채워 주어라.

하지만 어느 한 편의 잔만 마시지 말라.

 

함께 서 있으되 너무 가까이 서 있지 말라.

사원의 기둥들은 서로 떨어져 서 있듯

삼나무, 떡갈나무도 서로의 그늘 속에서는 자랄 수 없는것을.. - 칼릴 지브란 - 

 

 

 

 

 

 

 

 

 

창고대개방  /  방수진

 

1

선전물이 붙는다 오늘 하루뿐이라는 창고大개방

준비 없는 행인의 주머니를 들썩이게 만든다 간혹

마음 급한 지폐들이 앞사람 발뒤꿈치를 따라 가고 몇몇은

아예 선전물처럼 벽에 붙어버린다

떨어진 상표딱지, 올 풀린 스웨터, 뜯어진 주머니, 비뚤거리는 바느질까지

다들 제 몸에 상처 하나씩 지닌 것들이다

습기 찬 창고에서 울먹이는 소리는 여간해선 지상으로 들리지 않는 법

 

2  

조금은 잦은 듯한 창고개방이 우리집에도 열린다

일 년에 다섯 번 혹은 예닐곱으로 늘어나기도 하는 그날엔

아버지 몸에서 하나 둘씩 튀어나오는 물건들을 받아내느라 힘들다

하지만 나는

집안 여기저기서 날아오는 냄비며 플라스틱 용기들이

조금씩 떨고 있는 것을 보았다

때론, 손끝에서 퍼진 그 울먹임이 아내의 머리를 찢고

다리에 멍울을 남기고 깨진 도자기에 발을 베게 만들지만

아버지의 창고 그 곳에서

누구도 딸 수 없었던 창고의 자물쇠가 서서히 부서지고,

서로 쓰다듬을 수 없어 곪아버린 물집들이

밤이면 울렁거리는 속을 부여잡고

제 심장소리에도 아파하고 있을 것이다

 

3  

아직, 연고 한 번 바르지 못한 상처들로 창고가 북적거린다

창고의 문을 열어두는 이유는

더는 그것들을 보관할 수 없어서가 아니다

서로 다리 한 쪽씩 걸치고 있는

우리들의 절름발이 상처를 들여다보는 것이다

몇 번의 딱지가 생기고 떨어졌어도

한번 베인 자리는 쳐다보기만 해도 울컥하는 법이지

그래서 창고 개방하는 날

거리에는 저마다의 창고에서 빠져나온

우리들이,

눈송이처럼 바닥을 치며 쌓여가고 있었다 <창간 42주년 중앙 신인문학상 - 시 부문 당선작> [2007 · 9 · 20 ]

 

 

 

 

 

 

현악기의 줄들이 같은 화음을 내면서도 혼자이듯이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기되 서로는 혼자있게 하라. 

 

서로의 가슴을 주되 서로 묶는 사슬이 되지 말라.

오직 신의 손길만이 너희 가슴을 품을 수 있다.

 

서로 잔을 채워 주어라.

하지만 어느 한 편의 잔만 마시지 말라.

 

함께 서 있으되 너무 가까이 서 있지 말라.

사원의 기둥들은 서로 떨어져 서 있듯

삼나무, 떡갈나무도 서로의 그늘 속에서는 자랄 수 없는것을.. - 칼릴 지브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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